[BOOK - 새책 - 회사일에 상처받지 말아라]
조앤은 매우 효율적이고 대처 능력이 기민한 팀을 지휘했다. 자기 주장이 강하고 늘 성과를 창출했고 일에 관한 한 자신감이 넘쳤다. 적어도 스티브 발머와 빌 게이츠가 조앤의 프로젝트 중 하나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매주 그녀에게서 구두보고를 받기로 결정할 때까지는 말이다. 하지만 이 두 거인의 앞에만 서면 조앤의 자신감은 쥐구멍으로 달아나버리곤 했다. 자료에 정신을 집중할 수도 없었고 아무리 신중하게 할 말을 준비해도 막상 때가 되면 더듬거리기 일쑤였다. 결국 두 상사가 그런 형편없는 프레젠테이션을 보고 자신의 능력이나 준비가 부족하다는 인상을 받을까봐 안절부절이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14년간 경영자와 관리자들의 리더십 향상을 위해 심리컨설팅을 해온 애너 롤리박사는 조앤을 비롯, 다양한 이유로 위축되거나 어려움에 처한 리더들의 문제를 통해 누구나 조직속에서 경험할 수 있는 두려움,위축, 갈등 등 심리적 장벽을 넘어서는 방법을 제시한다. MS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이 책에서 저자가 들려주는 치료법은 단지 재빠르게 대응하는 방식 차원으로 볼 게 아니다. 기업환경이나 조직의 변화와 요구, 혹은 삶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예기치 못한 충격과 놀라움을 다루는 방식에 관한 보다 근본적인 것이다.
저자가 일한 곳은 다름아닌 마이크로소프트다. 이는 전통적이고 분석적인 상담방식을 이들에게 적용한게 아니라는 얘기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목표와 완벽한 기준을 갖춘 프로그램을 개발해 상담시간에 배운 것들을 일상적인 회사생활속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요구한 것이다. 저자가 보여주는 내담자와의 상세한 상담 과정은 유사한 상황속에서 처한 조직이나 개인이 실제 적용할 수 있는 실용 프로그램으로 손색이 없다.
저자가 지적하는 모든 문제의 근본원인은 다섯가지다. 신념과 자신감, 자기인식, 신뢰, 권력 등이다.
조앤의 경우로 돌아가면 유능한 리더라도 갑자기 자기 회의의 순간을 맞을 수 있다. 자신감의 결여탓이다. 저자는 자신감을 갉아먹는 내면의 비판가가 고개를 들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커다란 목소리의 내면의 비판가를 데리고 있는 사람은 손목에 고무줄을 감고 다니다가 목소리가 들릴 때마 고무줄을 튀겨보도록 권한다. 따가울 때마다 긍정적인 생각과 심상에 집중하라는 얘기다. 자신감을 고갈시키는 함정, 즉 실패공포증, 성공공포증, 과잉기능, 거짓자아, 사기꾼증후군 등에 대한 사례와 해법도 명쾌하다. 자신감 회복 프로그램도 실제로 적용해볼만하다.
자기인식력 부족은 리더들이 흔히 봉착하는 문제 중의 하나다.
비크램은 캐나다 자회사에서 일했다. 그는 한동안 승진가도를 달렸으나 어느 순간 정신을 차려보니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었다. 비크램은 일에 대한 추진력을 되찾기 위해 몇번이고 열정적으로 부서를 재개편하며 완벽한 성과팀을 구축하려 한다. 그는 또 새 팀을 공중분해시키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작정이었다.
그렇다면 그토록 오랫동안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만든 팀을 해체하는게 올바른 방향일까. 저자는 비크램의 경우 자기인식이 낮은 리더의 전형적인 사례라고 지적한다. 자기 인식 수준을 진단하는 방법은 질문을 던져보는 것이다.△나의 행동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알고 있는가? 필요하다면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가?△자신의 강점과 약점에 관련해 여러 사람들로부터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구하는가? △상대에게 거부감을 보이거나 방어적 혹은 공격적이 되지않고도 비판이나 피드백을 수용할 수 있는가? 등이다.
자기자신에 대해 올바로 파악하는 것이다. 즉 자신의 대인유형과 경계, 애착행동을 인지하고 이해하는 일은 자신의 맹점을 제거하고 동료 및 다른 직원들에게 영향력을 발휘하는데 필수다. 저자는 또 팀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는 그들의 표정과 행동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기 마련이므로 이런 표지를 잘 읽어내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조직관리에서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가 신뢰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저자가 말하는 신뢰쌓기는 명확하다. 서로의 기대를 파악하고 그것을 지속적으로 충족시킴으로써 쌓아가는 것이다. 팀원들은 리더에게 바라는 것을, 리더는 팀원들에게 바라는 것을 확실히 표현하고 소통하라는 얘기다.
리더가 가장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위협을 가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따르는 것일게다. 저자가 인용한 ‘소프트 파워’의 조지프 나이의 말은 이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리더가 다른 사람들이 따르고자 하는 가치를 대변한다면 훨씬 적은 노력으로 그들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다.”
회사일에 상처받지 말아라/애너 롤리 지음, 박슬라 옮김/살림비즈
이윤미 기자(meelee@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