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스플렛이 너무 귀여운 표지를 차지하고 있어 눈길이 먼저 따라갔다.
털이 복슬보슬난 모습이 실제에 가깝게 그리려고 애 쓴 흔적 같아 코 끝이 싱~~해지는 것도 같았다.
고양이와 쥐는 상극이라는데... 여기선 친구다, 저렇게 고양이 꼬리 끝에 생쥐가 앉아있지 않은가!^^

아이들에게 고양이는 어떤 의미인지 궁금했다.
밤에 본 살벌한 고양이의 눈 때문에 지독히도 싫어하는 나와는 달리, 아이들에겐 친근한 동물였다.
귀엽고 깜찍해서 같이 놀고픈 친구같은 존재로 여기고 있다고나 해야할까?
사람 소리로 울어대는 고양이의 섬뜻함이 애들에겐 아무렇지도 않은 여러 소리 중의 하나에 불과했던 모양이다.

쌍둥이지만 서로의 관심사는 사뭇 다르다. 바라보는 것도, 함께 보면서도 느끼는 것도,
그걸 받아들이며 해석하는 것도, 말로써 표현하는 것도 참 틀려.... 때론 신기할 뿐이다.
함께 태어난 쌍둥이도 이럴진데 구태여 나이차가 나는 형제들은 오죽할까 싶다.
아이들은 빨간색 편지가 먼저 눈에 띄였나보다. 이 봉투 안에 뭐가 들어있을까?
책을 읽으면서 나는 아이들에게 많은 질문을 하는 편이다.
글자가 들어있어요, 카드가 있어요, 사탕이 들어있어요.... 말들은 각지각색였지만
뭔가가 들어있는 봉투라는건 아이들도 인식하고 있는 듯 했다.
또한 스플랫이 양치질을 하면서 두근두근 심장이 뛰고 밥맛도 잃고.... 사랑에 빠진 것 같은데
그 사랑에 빠지면 심장이 어떻게 두근두근거릴까? 라고 물었더니
심장이 요동치는 모습을 흉내내면서 서로가 어찌 하는지 훔쳐도 보고...
나름 재미다며 자꾸 몸짓을 보여주는게 너무 익살맞아 보여 귀여웠다^^ 내 아이라 그런거겠지만!

스플렛이 다니는 유치원에서 친구들에게 서로가 적은 편지를 주고 받는 모습을 보면서
'너희는 그렇게 안하니?' 물었더니 안한단다. 카드에 따라적기해서 주기가 고작였던 모양이다.
아직 한글을 제대로 익히지 않아 쓰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아서인가보다.
울 꼬맹이들도 이제사 한글공부를 열심히 하는 중이지만
쓰기보단 읽기에 치중한 편이라서 못 적는 글자가 수두룩하다. 그러니 어찌 제 맘을 표현한 편지를 적겠는가!
그래선지 자기도 못 적는 편지를 적은 스플렛이 대단해 보였던지 계속 편지만을 꼼지락거리며 가르켰다.
언젠간 쓸 수 있을거야...라는 생각들을 하고 있을까?
어떻게 적었을까...라는 생각들로 고민하고 있는걸까?
스플렛이 자기가 좋아하는 키튼에게 편지를 주지 못하고
자기보다 더 큰 친구 스파이크가 훨씬 크고 훨씬 더 많이
좋아한다며 우쭐대자 제 편지를 휴지통에다 버려버렸다.
'어떻하지?
좋아하는데도 편지를 주지 못했어.
말도 못 붙여. 너라면 어떻게 할까?'
아이들은 마냥 건네지 못하는 스플렛이 이해되지 않았던 듯 하다. 그걸 왜 못 줘?
키튼에게 편지를 주고 후다닥~~ 도망가면 돼지?
그런다.
그래도 부끄러운 속내는 조금은 있나보다.
좋아하는 여자친구가 있다며
좋아한다고 얘기한 적이 있다고 머릴 부여잡더니
이내 아주 해맑게 웃으며 나를 쳐다보던 큰앤데...^^
작은애는 좋아하는 여자친구는 있단다.
그런데 얘기는 해 봤어?라고 묻자 후다닥 커다란 베개 속으로 자꾸만 숨어든다.
제 형이 베개를 빼내자 하지마~~~ 이러던데...^^
아마 부끄러워 제대로 제 맘을 표현하지 못한 듯 하다.
그래서 스플렛이 더 친근하게 다가왔을까?
그래도 수줍은 맘은 어데다 뒀는지 스케치북을 꺼내더니 열심히 끄적끄적 그림을 그린다.
여자친구란다^^ 것두 치마입은 여자친구란다.
여자애는 누구든 치마를 입어야하는줄 안다.

커다랗게 머리를 그리고 단추입은
셔츠를 그린 후에 치마를 새까맣게
아주 짧게 그렸다.
그리곤 앙상한 다리에 구두랍시고
뭉텅거려 그려 넣었던데....
어찌나 그 생김새가 웃습던지...
그래도 자기의 맘을 그림으로나마
표현해 내는 모습이 앙증맞았다.
뭐든 그려보려고 하는 아이들에 맞춰
그림카드를 만들어서 서로에게
편지를 건네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
아이들이 첨 접하는 일기가 그림일기이듯이 말이다.
그럼으로써 울 꼬맹이들의 좋아하는 여자 친구들 이름을 알았다.
스플렛의 편지를 꺼내 본 키튼은 스플렛의 마음을 알고는 자기가 적은 편지도 건넨다.
서로의 오해도 풀리는 순간였다.
그렇게 좋아함을 표현하는 순간, 혼자 의자에 앉아있던 스플렛은 짝이 생겨 더이상 외롭지 않았다.
'나는 네가 좋아' 마지막에 큼직막하게 적힌 글자를 한자 한자 손가락으로 가르키며 읽는 큰애!
아무래도 그 글자를 눈으로 익히려 드는 것 같다, 언제 보니 그 글자를 훔쳐보며 칠판에 적고 있던데...
내가 발견해 내자 부끄러운 듯 씨익~~ 웃던데... 어데다 쓰려는 거지...? ^^
아이들의 동심을 자극한 동화인 듯 하다. 실제인 듯 착각하게 만드는 모습이,
수줍은 속마음을 표현해 낸 모습이 마치 자기인냥 착각하게 만들어
나뿐 아니라 다들 그렇구나... 안도하는 맘까지 생기게 만드는...
그런 실제의 우리 모습을 충실히 반영한 동화였던 듯 싶다.
자기와의 비슷한 일상과 비슷할수도 있는 그런 고민, 아기자기한 그림적 요소,
갈등하는 스플렛의 여러 컷에 실린 모습이 자꾸만 들춰보게 만드는 그런 묘한 매력을 지닌 것 같다.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가식없이 표현할 수 있는 용기, 그걸 우리 아이들이 배웠슴 좋겠다.
스플렛은 용기내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진 못했지만, 나는 지레 포기하고 주눅들어 하지 않고
당당하게 행동해야지.... 라는 생각을 이 책을 통해 몸으로 익혔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