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그림과 뛰노는 동시 놀이터' 펴낸 신현림 작가
신윤복(1758~?)의 ‘미인도’, 김홍도(1745~?)의 ‘서당’, 신사임당(1504~1551년)의 ‘초충도’ , 윤두서(1668~1715년)의 ‘자화상 ’, 정선(1676~1759년)의 ‘박연폭포’ …. 교과서 속 우리 옛 그림이 동시로 태어났다. 초등 교과서 수록 동시 ‘방귀 ’의 작가 신현림 씨(50세)의 새동시집 ‘신현림의 옛 그림과 뛰노는 동시 놀이터’ (살림어린이, 1만800원)엔 어린이들이 꼭 알아야 할 조선시대 회화 22편과 이에 대한 감상이 동시로 펼쳐진다. 지난달 29일 신현림 작가를 서울 종로구 안국동 한 찻집에서 만났다.
- ▲ 남정탁 기자 jungtak2@chosun.com
Q 어린이를 위한 ‘명화(名畵) 동시집’ 을 쓰게 된 계기가 있나요?
“13년 정도 초등생에게 글짓기를 가르친 적이 있어요. 당시 아이들에게 유명 화가의 그림을 보여주고 글을 쓰게 해봤는데 결과가 무척 좋았어요. 표현력과 상상력이 좋아지는 건 물론, 생각지도 못했던 기발한 글이 나오더라고요. 그때 이후 ‘명화 동시집 ’을 내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Q 서양 그림이 아닌 우리 옛 그림을 동시 소재로 택한 이유가 궁금해요.
“우리 옛 그림에 대해 잘 모르는 어린이들에게 그 참맛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세월이 흐를수록 우리 그림이 참 위대하고 아름답다는 걸 깨닫고 있거든요. 김홍도의 풍속도나 정선의 산수화를 가만히 들여다보세요. 파블로 피카소(1881~1973년·스페인)나 빈센트 반고흐(1853~1890년·네덜란드) 그림에 전혀 뒤지지 않아요. 책에 실린 그림들은 우리 민족의 정서와 문화가 고스란히 담긴 ‘걸작 중의 걸작’ 들이죠.”
Q 그림을 동시로 표현해내는 게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아요.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무척 즐겁고 신나게 작업했어요. 사실 제 어렸을 적 꿈이 화가였거든요. 화가 대신 시인이 된 후에도 그림 공부를 꾸준히 해왔어요. 책에 들어간 그림도 모두 제가 직접 골랐어요. 그림을 정한 후엔 작품들을 전부 방에 붙여놓고 수시로 들여다보며 시상(詩想·시를 짓기 위한 구상)을 떠올렸죠. 그림을 고르고 자료를 조사한 후 동시집으로 완성하기 까지 1년가량 걸렸어요.”
Q 가장 마음에 드는 그림과 동시를 꼽자면요.
“모두 애착이 가지만 그중에서도 ‘자화상’ (윤두서)이나 ‘서당’ (김홍도)으로 동시를 쓸 때가 재밌었어요.
신윤복의 ‘단오풍정’ 이나 김정희(1786~1856년)의 ‘세한도’ 는 쓰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고요.”
- ▲ 신윤복 '미인도'
Q 책에 실린 우리 그림을 보고 직접 동시 짓기에 도전해보는 어린이도 있을 텐데요. 동시 잘 쓰는 비법 하나만 귀띔해주세요.
“그림을 보면서 ‘내가 그림 속 인물이라면 어떤 기분일까?’ ‘나라면 어떻게 행동했을까?’ 상상해보세요. 떠오르는 생각이나 느낌을 일기처럼 써보거나 낙서하듯 그려보는 것도 좋아요. 참, 이번 동시집 출간을 기념해 어린이 독자들을 대상으로 열리는 ‘동시 쓰기 강연회’ 와 ‘명화 동시 대회’ 에 참가해보세요. 출판사 홈페이지(www.sallimbooks.com)에 가면 자세한 내용을 볼 수 있답니다.”
진짜 미인
신현림
지워질락 말락
가련한 이 아줌마가
클레오파트라보다
모나리자보다
양귀비보다 미인이라지만
온몸, 온 얼굴이 먼지투성이로
가게 문을 닫고
힘겹게 집으로 돌아온
울 엄마가
진짜 미인이다.
[기사보기] http://kid.chosun.com/site/data/html_dir/2011/08/02/201108020154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