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출판사 '기독학술교양시리즈' 출간

문학 및 인문과학 출판사로 잘 알려진 살림출판사(대표:심만수， www.sallimbooks.com)가 기독교학술교양 시리즈를 내놓아 관심을 끈다.
　살림의 기독교 도서들은 '우리 시대의 신학총서'， '기독교 교양시리즈'， '현대 신학자 평전' '교부 설교 시리즈' 등 넓은 범위를 아우른다.
　특히 현대 신학자 평전은 그 동안 대다수의 평전이 번역물이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국내 소장학자들이 집필을 맡아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까지 출간된 학술교양 시리즈는 '헤르만 리덜러스-교회를 위한 신학자'(정훈택 저)， '슐라이어마허-감동과 대화의 사상가'(최신한 저)， '폴 틸리히-경계선상의 신학자'(박만 저)， '김재준-근본주의와 독재에 맞선 예언자적 양심'(천사무엘) 등 4권이다??
　바르트， 불트만， 본회퍼， 라인홀트 니버， 몰트만， 브루너 등 국외 신학자 21명과 박형룡 안병무 등 국내 신학자 5명에 대한 평전이 계속 출간될 예정이다.
　2001년 부터 논의를 시작， 신학자들의 자문을 거쳐 3년 만에 착수한 이번 시리즈 발간은 교파별로 단절된 양상을 보여온 기독교 출판계에 신선한 자극이 되고 있다. 살림 관계자는 이 시리즈에 대해 "국내 필자들이 집필한다는 것은 모험이기도 하지만 한국 학자들의 역량이 일정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에 따른 것"이라면서 "우리의 삶과 역사가 반영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 기독공보 임원진 기자(2004.2.28)

신학의 거장 통해 하나님 만난다

새 생명이 움트던 2002년 봄 어느 날, 국내 소장 신학자 30여명이 한 자리에 모여 앉았다. 도서출판 살림(사장 심만수)이 초청한 ‘현대 신학자 평전’ 기획회의였다.
몇 가지 원칙이 제시됐다. 교파를 초월해서, 너무 한쪽으로 쏠려 있는 이들은 배제하고, 어느 교파에서나 끄집어낼 수 있는 사람들로, 삶과 실천적인 면에서 도전 받을만한 이들로 …. 결국 국내외를 망라하여 현대 신학자 37명이 선정됐다. 살림이 기독교전문출판사가 아니라 일반출판사였기에 가능했던 시도였다.
그로부터 9개월이 경과한 12월 22일, 마침내 ‘현대 신학자 평전’ 시리즈의 첫 번째 역작들이 탄생됐다.
헤르만 리덜보스, 김재준, 폴 틸리히, 슐라이어마허.
시리즈의 첫 출발이라는 의미를 담아 해외 신학자와 국내 신학자, 진보와 보수를 고려하여 선정된 현대 신학자 4명의 평전이었다. 아브라함 카이퍼, 칼 바르트, 본 회퍼, 바빙크, 박윤선 등의 평전이 계속 출간될 예정이다.
시리즈가 의도한 바는 자명하다. 신학자들의 전문적 신학 논의보다는 삶의 현장을 담아내고 그 속에서 치열하게 살았던 삶의 여정을 좇아가 봄으로써 그와 그의 신학을 이해하고자 했다는 것.
하나님을 사랑한 사람들, 세상을 사랑한 사람들 그리고 인간을 사랑한 사람들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그들을 통해 하나님을 만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리라.
-◉ 기독교보 이호욱 기자(2004. 2.11)

현대신학자 평전 잇따라
4권 출간 이어 30여 신학자 시리즈로 계획

‘그’ 신학자는 간 데 없고 신학만 있다. 그래서 ‘신학’은 후대 신학자들만의 전유물이 되고 일반인들에게 그것은 다가갈 수 없는 성역 아닌 성역, 금역 아닌 금역이 되고 만다. 학술을 벗어나지 못한 신학을 일반의 것으로 만들 수는 없을까?

‘현대 신학자 평전’ 시리즈를 기획한 살림출판사가 가진 생각이었다. 일반 그리스도인들이 읽을만한 신학자에 관한 글이 흔하지 않은 마당에, 있다고 해도 일부 전기 류에 한정되어 있는 상황에, 그것도 우리 신학자를 필진으로 구축해 신학자 평전 시리즈를 낸다는 시도 자체가 놀랍고, 그리고, 그렇게 나온 첫 결실 4권의 실속은 더욱 놀랍다.

우선 네 권이 나왔다. 첫 권은 ‘헤르만 리덜보스-교회를 위한 신학자’(정훈택 지음)이고, ‘김재준-근본주의와 독재에 맞선 예언자적 양심’(천사무엘 지음), ‘폴 틸리히-경계선상의 신학자’(박만 지음), ‘슐라이어마허-감동과 대화의 사상가’(최신한) 해서 모두 네 권이다.

앞으로 30여명의 신학자가 더 이 평전 시리즈로 소개될 계획이다. 본회퍼, 반틸, 니버, 리꾀르, 몰트만, 리츨, 틸리케, 바르트, 카이퍼, 박윤선, 박형룡 들이 그들이다. 독자든 필자든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 시리즈는 전기가 아니라 ‘평전’이라는 사실. 찬사나 미화 일변도의 전기에 식상한 이들이 평전을 찾는다. 다만 독자 취향이 그렇기 때문도 아니다. 어디 이들이라고 흠결이 없었을까? 우리는 영웅을 원하지 않고 인간을 원한다. 삶과 신앙과 신학이 하나로 녹아있는 그들에게서 신학도는 신학 할 용기를, 목회자는 신학자의 진실성을, 일반 그리스도인은 그들에게서 형제애의 친근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 기독신문 김은홍 기자 (2004. 2.10)

언제나 그곳에 있는 스승
제자 정훈택 교수, 헤르만 리덜보스 만나다 아흔 다섯 노신학자의 생생한 삶 책으로

‘에이(a)가 두 개 잇따라 붙은 철자를 보니 북유럽 사람 아닐까?’ 목회자나 신학생이 아니면서도 이 정도 짐작했다면, 당신은 정말 대단한 감각의 소유자다. 저 유명한 키에르케고르(Kierkegaard)는 덴마크 사람, “하나도 안 유명한” 헤르만 니콜라스 리덜보스(Herman Nicolaas Ridderbos, 1909∼)는 네덜란드 사람이다.

히딩크 감독 때문에 이 나라 네덜란드에 대해 좀 안다면 당신은 축구광이나 축구 애호가, 아니면 ‘대~한민국’ 국민일 테고, 렘브란트를 떠올린다면 당신은 미술에 상당한 조예가 있을 터. 역시 에이(a)가 두개 들어가 있는 이 나라 출신 기독교 철학자 하웃즈바르트(Goudzwaard)를 알고 있다면, 당신은 아마도 리덜보스의 이름 정도는 들어보았을지도 모르겠다.

썩 대중적이지는 않다는 점에서라면, 리덜보스는 정말 하나도 안 유명하다. 그러나, 그는 신학자라면, 개혁신학자라면 더욱, 그리고, 자신의 개혁신학의 사상적, 신앙적 뿌리를 ‘화란’-흔히 신학계에서는 네덜란드를 이렇게 부른다-쯤에 막연하게나마 두고 있다면 반드시 알아야 하는 인물이다.

1909년 2월 13일에 태어났으니, 기독신문의 독자님이 아마 이 글을 읽는 시간쯤, 먼데 계시나마 맘으로라도 이 분의 만 아흔 다섯 생일을 축하해주면 더 좋을 것 같다.

깜뻔의 조촐한 집에 60년 동안 살고 있는 그를 2003년 2월 제자 정훈택 교수(총신대학교신학대학원)가 찾았다.

“그는 길 쪽으로 나 있는 1층 응접실의 큰 유리창을 등지고 긴 의자에 앉아 무언가 두꺼운 책을 읽고 있다. “머리카락은 거의 남아있지 않아, 살색이 그대로 드러난 뒷머리와 그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몇 안 되는 하얀 머리카락이…눈에 들어온다. …그 나이에도 아직 읽어야 할 것이 남아 있는 모양이다.”

어느 듯 아흔을 넘겨버린 늙은 스승에 대한 애처로움과 정, 그리고 존경심을, 이제는 자라버린 어린 제자는 이렇게 적고 있다.

정확히 정훈택 교수는 리덜보스의 제자의 제자. 정 교수는 하인리히 바알링크를 사사했고, 바알링크는 리덜보스의 제자이자 깜뻠신학대학교 후임자였다. “대사부”에 대한 글을 “제자의 제자”가 쓴다는 것에 대해 “더 없는 영광”이라고 정 교수는 생각했지만, 이것뿐이 아닌 것 같다. 리덜보스를 바라보는 정 교수의 눈은, 차라리 할아버지를 바라보는 손자의 시선이다.

“아침 다르고 저녁 다르다는 노인의 건강이지만 생명은 하나님께 달린 것. 현관을 나서며 나는 그의 책을 멋들어지게 만들어 이곳에 다시 오겠다고 다짐했다.”

그렇게, “멋들어진” 책은 만들어졌다. 할아버지 스승에게 드리겠다고 다짐한 그 대로. 정 교수가 손수 사진 찍은 리덜보스의 책 읽는 모습(사진)을 앉힌 표지가 우선, 공들여 만든 책임을 느끼게 한다.

우리 손으로 된 대 신학자의 ‘평전’이 과연 얼마나 있을지 궁금하다. ‘전기’는 몇 권 잘 된 것도 떠오르지만 평전의 맛을 볼 수 있는 책은 쉬 손에 꼽히지가 않는다. <헤르만 리덜보스-교회를 위한 신학자>는 정 교수가 직접 네덜란드를 방문해 그와 인터뷰하고 깜뻔신학대학교에서 관련 자료들을 수집해 나온 제대로 갖춘 본격 평전이다.

리덜보스의 집을 방문한 잔잔한 이야기로 시작하는 이 책은 말 그대로 ‘살아있는(생생한)’ 글을 선보인다. 이어 정 교수는 네덜란드 개혁교회의 역사와 그 속에서 리덜보스 가문의 역사를 찬찬히 짚어보고, 리덜보스가 자라난 과정과 활동을 풀어간다. 이 평전의 밑그림은 리덜보스의 한 삶을 목회(교회)와 학문(신학), 그리고 사회참여의 삶이라는 큰 선으로해서 그 구도를 잡고 있다.

헤르만 리덜보스는 “어디까지나 학자였으며, 신약신학의 전문가”이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가르치고 일하는 곳이 교회를 위한 신학교라는 사실을 잠시도 잊지 않았다. 그래서 그의 강의는 늘 ‘여러분은 이번 주일에 이 구절에 대하여 어떻게 설교하시렵니까’”라는 질문을 빠트리지 않았다.

한국의 어느 대학교에서 신학 수업을 진행 중이던 한 구약신학 교수가 강의 막바지에 이런 말을 했다. “이건 교회에서는 설교하지 마세요.” 그는 구약 출애굽기에 대한 고등비평 해석들을 강의하고 있었다.

리덜보스의 신학하는 기본 태도를 정교수는 “‘신학’ 혹은 ‘역사적 연구’라는 미명하에 성경을 교회의 신앙고백이나 현대적 실천, 신앙의 적용과는 아무런 상관없이 마구 해석해내곤 하던 당시 유럽의 신학적 경향에 대한 반발과 위기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본다. 이제는 리덜보스의 위기의식은 ‘유럽’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글로서, 강의로서 리덜보스는, 당대 세계 신학계에서 그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었으며 네덜란드 개혁교회에서마저 그 호감이 감지되고 있던 불트만의 양식비평을 극복해야 했다. 그리고, 아마도 현재 한국에는 리덜보스의 제자보다는 불트만의 제자가 그 수로는 더 많을 것 같다.

칼빈과, 또 한명의 네덜란드 사람 아브라함 카이퍼를 ‘자랑스레’ 따른다고 하면서, 애써 이들의 신학과 실천을 분리하려는, 아니 실천의 영역은 아예 거론하지 않으려는 한국의 개혁주의 그리스도인들에게 네덜란드 반혁명당 당수 후보까지 거론되었던, 신학자 리덜보스는 어떤 심상으로 다가올까? 현재의 네덜란드 기민당의 전신이기도 한 카이퍼의 반혁명당에서 리덜보스는 당 지도자로서 당의장직을 요청받기도 했다. 신학활동과 ‘정치 전문가’를 병행할 수 없다는 생각에 그 요청을 사양하긴 했지만, 그는 ‘개혁 주간지’라는 언론을 통한 평론을 통해 목사로서, 교수로서, 신학자로서, 정치 평론가로서의 책임과 과제를 외면하지 않았다.

백수를 바라보게 되는 연륜이면 이렇게 될까? 그는 순수성만을 강조한 나머지 우리만이 참된 교회라고 주장하는 분열한 교회를 향해 “이 세상의 모든 교회는 비록 그 다양한 모습과 신학적 차이들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어느 만큼은 ‘참된 교회’에 속하는 것들도 분명히 가지고 있다”고 설득했다. 정 교수는 최근 네덜란드 교회에서 논의되고 성과를 거두고 있는 네덜란드개혁교회와 국교회(원 개혁교회), 그리고 소수의 루터교회가 통합한 것에 대해(1월 7일자 국제면 보도) “그의 생각의 열매인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다시 생각나는 우리 이야기 한 토막. 1980년대 대한예수교장로회의 마지막 분열의 당사자이기도 했던 한 나이든 원로 목회자-그 때 그도 지금의 리덜보스의 나이였다-가 있었다. 거동조차 불편한 노구를 이끌고 그가 마지막까지 했던 일은 “갈라진 형제 교회의 재결합”이었다.

리덜보스, 그는 지금은 은퇴하여 깜뻔의 그 집에 ‘머물고’ 있다. 약속했던 “멋진 책”이 나왔으니, 이제 어린 제자 정훈택은 다시 그를 찾아야겠다.
- 기독신문 김은홍 기자(2004. 2.11 18면)
 

현대신학자를 통해 만나는 주님
살림출판사, <현대 신학자 평전> 출간

현재 한국 기독교인은 1천만 명이 족히 넘는다. 개신교의 교회 수가 5만 개를 넘어섰고 그에 따른 대학이며 선교회 그리고 기독언론사의 수는 우리의 짐작을 훨씬 웃도는 수준(천주교성당 3,500개, 가톨릭 대학:12개/ 교회: 5만 개, 신학대학: 220개, 선교회: 150개, 기독언론사: 100개, 기독출판사:250개)이다.

이런 외형적인 숫자만 염두해두면, 이미 한국은 기독교 국가이다. 하지만 우리의 내실을 들여다보면, 거대한 외형에 비해 많은 부분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여러가지 면에서 부족한 부분들을 열거할 수 있겠지만 그 중 한가지는 신앙과 신학 사이에 너무도 큰 단절이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신학은 대학강단에서만 이루어지는 신학자들만의 탁상공론에 그치고 일반 성도들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영역이 되어 버렸다. 신학서적들도 대부분 어려운 신학용어가 많아 일반 독자들은 이해하기가 힘든 실정이고, 몇몇 관심있는 독자들이 신학과 신학자 관련 전문서적을 구하려 해도 번역되어 있지 않고 있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또한 '신학'이라 함은 단순히 '술과 담배를 하는 것은 죄다'와 같은 매우 금욕적이고 보수적인 윤리를 강조하는 고리타분한 것으로 치부하고 자유분방함을 표방하는 현대인에게는 '갑갑한 이야기들'이라며 멀리하는 경향이 대부분이다.

아울러 국내외 거장 신학자들의 삶과 신학을 일반 독자들을 대상으로 전체적으로나 객관적으로 조망한 출판물을 거의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었으며 일반인들에게는 깊이있는 신학적 차원의 서적보다는 신앙고백적 차원의 서적들만 인기를 누렸다. 살림출판사는 이러한 상황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일반출판사임에도 불구하고 기독교관련 신학서적을 내놓고 있다.

2년여의 기획끝에 내놓은 <현대 신학자 평전>은 총 30명의 국내외 현대신학자들의 삶과 신학을 담아놓고 있다. 이는 신학자들의 전문적인 신학이나 학술적인 논의를 다루기 보다 그들의 삶의 현장을 담아내고 그 속에서 치열하게 살았던 여정을 좇아가 봄으로서 그들과 그들의 신학을 이해하고자 하였다. 기행문, 인터뷰, 가상 대담 등 다양한 글쓰기를 꾀한 점도 눈에 띈다.

또한 한국의 신학 수준도 이제 세계 수준에 올랐으나 출판계에서만은 여전히 외국저작에 많이 의존하는 면이 있어 이것이 국내 신학자들의 역량을 높이려는 의도에서 외국 시리즈물의 번역이 아니라 국내 젊은 전문가들을 필진으로 구성하였다.

특히 주목할만한 것은 신학의 '현재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즉, 기독교가 고리타분하고 죽어있는 학문이 아니라, 시대가 달라질수록 그 시대를 설명해내고 이끌어 줄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도록 '지금 우리에게도 여전히 생명력이 있는 신학자'를 다루고 있다.

교회를 떠난 신학은 무의미하다고 외친 리덜보스, 한국 현대사의 아픔을 같이 한 김재준, 하이데거, 리꾀르, 레비나스, 데리다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 슐라이어마허와 폴 틸리히 등 살림 출판사에서 다루고자 하는 신학자들은 모두 폭넓은 사유를 갖고 있으며 그 사유를 삶 속에서 실천으로 몸소 보여준 사람들이다.

그래서 이의 출판은 우리의 신학적 시각을 넓히고, 달라지는 시대가운데 어떻게 대처하는 신앙인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얻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 기대된다.

지금까지 출판된 서적은 모두 4권(각권 10,000원)으로 교회를 위한 신학자-헤르만 리덜보스(정훈택 지음), 근본주의자 독재에 맞선 예언자적 양심-김재준(천사무엘 지음), 경계선상의 신학자-폴 틸리히(박만 지음), 감동과 대화의 사상가-슐라이어마허(최신한 지음)이다. 이외에도 본회퍼, 반 틸, 라인홀트 니버 등이 다양한 교단의 신학대 교수들를 통해 현재 집필중이거나 출간을 기다리고 있다.

한편, 살림출판사에서는 이와함께 오늘날 전세계 신학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그 성과를 인정받는 학자들의 독보적인 저술을 모아 <우리시대의 신학총서>를 발간 중이며, 아우구스티누스로 대표되는 초대교부들의 설교모음집인 <초대교부철학-설교집>을 번역중에 있어 이를 통해 초대교부들이 여러 이단들 사이에서 기독교를 어떻게 지켜냈는지 살펴볼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될 것이다.
- 크리스찬투데이 류정희 기자 (2004.2.4 23면)

그들을 통해 신을 만나자

불교 관련 책이 베스트 셀러 등에 오르며 일반에게 친숙한데 반해 기독교 관련 책은 그런 예가 드물다. 세계에 유례를 찾기 힘든 근본주의적 보수 신앙이 국내 기독교를 지배, 교계가 일종의 '종교 게토'화한 것이 주요 원인중의 하나다.

이 때문에 상당수의 일반 신자들은, 20세기 이후 눈부시게 발전한 세계 신학과는 관계없이 우물안 개구리가 되어 성경의 자구해석에만 급급한 것이 현실이다. 살림 출판사가 최근 1차분 4권을 펴낸 '현대 신학자 평전'시리즈는 기독교 신자를 비롯한 일반 독자들이 '우물 밖으로 나가', '그들(신학자)을 통해 신을 만나'게 하려는 의도로 기획된 것이다.

그동안 신학에 대한 많은 연구서와 개론서, 일부 신학자 평전들이 출판되기는 했으나, 지나치게 신학 위주의 학술적 논의들이 대부분으로, 일반독자와는 거리가 멀었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가 알고 있는 기독교는 대부분 매우 보수적인 미국 북장로교 선교사들이 들여온 것으로, 기독교에 대한 인상이 대단히 편협하고 보수적인 문제도 없지 않았다고 출판사측은 주장한다.

이번에 출간된 '현대 신학자 평전' 1차분이, 헤르만 리덜보스, 김재준, 폴 틸리히, 슐라이어마허 등 교회를 떠나지 않았으면서도 '세상과 이야기했던' 거장 신학자로 구성된 것은 이 때문이다.

총신대 정훈택 교수가 평전 시리즈 첫 책으로 다룬 헤르만 리덜보스는 신학과 교회의 관련성에 대해 천착하며, 현대 유럽 신학에 큰 영향을 준 신학자. 두번째 책으로 다룬 김재준은 한신대를 중심으로 목회와 교육활동을 하며, '근본주의와 독재에 맞선 예언자적 양심'으로 불린다. 슐라이어마허는 20세기 정신과학의 꽃이라 불리며 신학의 향방을 바꾼, 해석학의 역사를 시작한 사람이다.

주목할만한 점은 평전의 집필을 모두 국내 소장학자들이 맡았다는 것이다. 책을 기획한 출판사측은 "국내 필진이 집필을 맡은 것은 현대 신학을 우리 시각으로 해석함과 동시에 세계 수준에 오른 우리 학문을 보여주는 측면도 있다"며 "앞으로도 본 회퍼, 반 틸, 라이홀트 니버 평전등이 계속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 문화일보 김종락기자 (2003년 12월 24일)

쉽게 쓴 현대신학자 30명의 삶과 신학… ꡐ현대신학자 평전ꡑ시리즈

"오늘 설교 말씀 중에 폴 틸리히란 사람의 말을 인용하던데,폴 틸리히가 누구야?"

"독일 사람이야. 상황신학자라는 비판도 있는데."

"상황신학이라고 하면 좀 위험한 거 아닌가?"

"그렇다고 볼 수도 있는데,좀 다르게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지."

"그건 그렇고,우리나라에도 훌륭한 신학자들이 있나?"

"왜 김재준 박사라고 있잖아. 민주화운동하던 사람 말야."

"자유주의 신학자라는 사람?"

"김재준 박사에 대한 평가도 양극단의 내용이 많더라고."

주일 예배를 마치고 나오는 어떤 친구들의 대화를 가상으로 엮었다.

대다수 일반 성도들에게 설교에서 가끔 인용되는 신학자의 이름과 그의 말은 낯설다. 누군지도 알 수 없고,그의 신학 성향과 방법,연구 결과에 대해선 더욱 관심을 갖지 않는다. 그러나 신학은 우리 삶에 밀접하게 다가와 있다. 우리의 신앙을 설명하는 일에서,성경을 해석하는 방법과 결과,우리 삶의 다양한 분야를 기독교 신앙으로 소화해 방향을 제시하는 일 등도 모두 신학의 역할이다.

이미 서점 서가들마다 많은 신학서적이 꽂혀 있다. 어려운 학술용어들로 가득한,논문체로 된 딱딱한 책은 손에 잡았다가도 곧 다시 있던 자리에 꽂을 수밖에 없다. 개론서조차도 쉽게 읽어 내기 어렵다. 후학들이,해당 신학자를 연구한 사람들이,번역자들이 그들의 신학을 어려운 용어로 포장해 놓아 접근을 막고 있는지도 모른다.

살림출판사는 최근 2년여의 기획 끝에 일반인들도 쉽게 신학자와 그의 신학을 이해할 수 있도록 '현대 신학자 평전'(02-379-4925) 시리즈를 마련했다. 살림출판사는 교회를 떠나지 않았으면서도 세상을 이야기했던 국내외 거장 신학자 30명을 선정했다. 특히 국내 소장 신학자들이 집필을 맡았다.

해당 신학자들을 전공했거나 객관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젊은 전문가들을 필진으로 구성했다. 문체도 쉽게,독특한 형태로 글을 쓰도록 했다. 집필자들은 신학자의 삶을 다루면서 그 속에서 자연스럽게 각 신학자의 사상적 배경과 그 결과물,신학을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첫번째로 출간된 신학자는 '헤르만 리덜보스', '김재준', '폴 틸리히', '슐라이어마허'. 헤르만 리덜보스는 네덜란드의 신학자로 캄펀신학대학의 신약신학 교수를 역임한 인물. 현재 94세의 나이로 네덜란드 캄펀에서 여생을 보내고 있다. 저자 정훈택 총신대 교수는 캄펀신학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고,집필을 위해 올해 초 리덜보스를 만나기도 했다.

김재준은 천사무엘 한남대 교수가 맡았다. 천 교수는 김재준에 대한 양극단의 평가를 피하고,기록된 자료를 중심으로 인간적인 면을 부각하도록 노력했다. 또 구약학자로의 모습을 부각시켰다.

경계선상의 신학자 폴 틸리히를 쓴 박만 부산장신대 교수는 아버지와 아들의 대화하는 형식으로 글쓰기를 시도했다. 각 장의 끝에는 간단한 토의 문제를 넣어 틸리히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도록 했다.

슐라이어마허는 명실상부한 국제적인 슐라이어마허 전문가 최신한 한남대 교수가 썼다. 최 교수는 슐라이어마허를 근대신학의 아버지,절대의존감정을 주장한 철학자 또는 정통주의 신학을 뒤흔들어 놓은 위험한 자유주의자라는 일반의 평가를 넘어 '감동과 영성의 사상가'로 규정했다.

한편 살림출판사는 본 회퍼와 반 틸,라인홀트 니버,폴 리쾨르,찰스 & 샌더스,푹스 & 에벨링,몰트만,판넨베르그,불트만,폰 라트,리츨,틸리케,쿨만,칼 바르트,아브라함 카이퍼,바빙크,올브라이트,윙엘,브루너,하르낙,칼 헨리,루돌프 오토,박윤선,박형룡,안병무,윤성범 등을 계속 펴낼 계획이다.

- 국민일보 전재우기자 (2003년 12월 26일)

현대 신학자 평전 1차분 나와

신학자 폴 틸리히(1886~1965)를 기억하는 사람은 많다. 독일에서 태어나 나치 정권에 맞서 항거하다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기독교 교리와 속세의 문화가 만나는 관계를 주목한 큰 사상가였다. "인간 상황은 질문하며 하나님의 계시는 답변한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하나님의 현실과 세상의 현실을 연결하는 데 관심이 컸던 그는 "당신의 진리가 아니면 거기(교회,당파,부모,전통)에 유혹되지 마십시오. 당신이 예수와 함께 갈 수 없다면 모든 심각함으로 (진지한 회의주의자인) 빌라도와 함께 가십시오"라고 말했다.

1987년 타계한 김재준 목사는 어떤가. 군부독재에 맞서 민주화 운동의 일선을 지켰던 그는 성경 본문(문자)을 절대시하는 근본주의에 반대해 성경의 문학적․역사적 해석을 주장했다. "나는 무슨 '주의'에 내 신앙을 주조할 생각은 없으니 무슨 '주의자'라고 판박을 수가 없소. 기어코 무슨 '주의'냐고 한다면 '살아 계신 그리스도주의'라고나 할까"라고 말했다. 그에게 '살아 계신 그리스도'는 독재 정권에 억눌린 한국 사회요, 한국 국민이었다.

살림출판사가 2년여의 준비 끝에 의욕적으로 시작한 '현대 신학자 평전'은 20세기 지구촌을 신학이란 프리즘으로 돌아본다는 의미가 있다. 외국 관련서를 번역하는 대신 한국 학자들이 그간의 연구 성과를 총합, 주체적 해석에 나섰다.

일단 1차분 네 권이 출간됐다. 폴 틸리히, 김재준 목사 외에도 교회와 신학의 관계를 천착했던 네덜란드 신학자 헤르만 리덜보스, 국가와 교회의 개혁을 주도한 실천적 지식인이었던 독일 신학자 슐라이어마허의 사상과 삶을 정리했다.

기행문, 인터뷰, 가상 대담 등 다양한 글쓰기를 꾀해 기독교인은 물론 종교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이 읽도록 배려했다. 시리즈는 본회퍼, 라인홀트 니버 등을 포함해 향후 30여권으로 완간될 예정이다.

- 중앙일보 박정호 기자 (2003년 12월 27일)

현대 신학자 30명 삶과 신학 총정리 평전 출간

한국 개신교에서 '신학(神學)'은 너무 어려워 일반 신자들이 알 필요가 없는 것으로 인식된다. 믿음이 좋으면 됐지 신학이 무슨 쓸모가 있느냐는 것. 살림출판사의 '현대신학자평전'은 이 같은 한국 개신교의 신학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기획됐다. 18세기 이후 국내외 유명 신학자 30명의 삶과 신학을 다루는 '현대신학자평전' 가운데 '헤르만 리덜보스', '김재준', '폴 틸리히', '프리드리히 슐라이어마허' 등 4명의 평전이 최근 출간됐다.

'현대신학자평전'은 신학자들의 전문적인 연구업적 소개보다 그들의 삶의 여정을 좇아가며 그들이 고민하고 연구했던 것, 그리고 실천했던 것이 무엇인지 소개한다.

특히 이 시리즈는 외국 번역물이 아니라 국내 소장 신학자들이 직접 쓴 글이라는 점, 일반인들을 위해 알기 쉬운 글쓰기를 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헤르만 리덜보스'를 쓴 총신대 정훈택 교수는 그의 스승인 네덜란드 캄펜신학대의 리덜보스 교수를 직접 찾아가 만나는 장면부터 글을 시작하고 있다. 이 책은 캄펜신학대를 유럽에서 정상급의 신학대로 만든 94세의 리덜보스 교수의 궤적을 기행문 형식으로 추적한다.

또 부산 장신대 박만 교수는 '폴 틸리히' 평전에서 20세기 전반 카를 바르트와 어깨를 나란히 한 틸리히 신학의 정수를 신학교수인 아버지와 신학생인 아들이 나누는 대화를 통해 보여준다. 틸리히는 '하나님의 계시'로부터 신학을 시작한 바르트와는 반대로 동시대인들의 질문에 귀 기울인 다음 그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신학을 전개했다.

김재준 목사는 국내 진보적 교단인 기독교장로회(기장)를 만든 주인공. 한남대 천사무엘 교수는 한국 개신교의 근본주의와 독재에 대항해 싸운 그의 삶을 꼼꼼히 들여다봤다.
김 목사는 평생 성경 본문의 내용을 '문자 그대로' 절대시하는 한국 개신교의 근본주의 풍토에 맞서 싸웠다. 성경은 역사적 표현이므로 그에 대한 합리적 재해석이 필요하다는 그의 주장은 보수파에겐 하나님의 말씀을 부정하는 이단으로 비치기도 했다. 천 교수는 특히 김 목사에게 낙인 찍혀진 '자유주의자' 또는 '신(新)신학자' 등의 표현이 왜 잘못된 것인가를 검증하고 있다. '근대 신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슐라이어마허의 평전은 그의 저서를 대부분 번역한 한남대 최신한 교수가 맡았다. 살림출판사 심만수 대표는 "분기별로 5, 6권씩 펴내 2005년 말까지 완간할 방침"이라며 '"본회퍼, 바르트 등 외국 신학자와 박윤선 박형룡 안병무 윤성범 등 국내 신학자의 평전이 함께 나올 예정"이라고 말했다.각권 1만원.

- 동아일보 서정보기자 (2003년 12월 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