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 대장정’ 1/4선 넘다
살림지식총서 47~50권
살림펴냄·각 권 3300원
‘인류가 남긴 인문사회 지식의 모든 것’을 200권의 문고본 시리즈에 담아내겠다는 야심찬 포부로 살림출판사가 지난해 6월 첫 열 권을 선보인 살림지식총서 47~50권이 나왔다. 모두 90쪽 안팎의 얇은 단행본들로, 각 분야 전문 연구자가 집필에 참가하고 있다. 이번에 나온 책은 <판타지 : 톨킨·루이스·롤링의 환상세계와 기독교>(송태현 지음), <르 몽드>(최연구), <그리스 사유의 기원>(김재홍), <영혼론 입문>(이정우) 등이다.
<영혼론 입문>은 ‘영혼’의 개념과 기능, 신체와의 관계 등에 관한 동서양의 다양한 이론과 지성사를 쉽게 풀어쓴 책이다. 지은이는 초기 그리스 철학에서부터 영혼의 개념을 살핀다. 기원전 8세기 호메로스 시대만 해도 영혼은 ‘숨’이나 ‘공기’ 등 ‘자연적인 실체’로 인식됐으나, 기원전 5세기 소크라테스 시대에 이르러 물질적인 것과는 범주가 전혀 다른 존재로 파악됐다. 영혼과 신체를 갈라 보는 이원론은 이후 데카르트에 이르기까지 1000년 이상 서양 초월철학의 전형적 구도로 자리잡았다. 지은이는 서구에서 ‘근대’가 형성되면서 형이상학적 방법론이 ‘이성’과 ‘주체’를 중시하는 인식론 철학에 자리를 내어주는 과정과, 현대 생명과학의 발전과 영혼과의 관계 등을 고찰한다. 동양사상에서의 정신, 혼백, 사단칠정론 등을 비교철학적 관점에서 살피는 것도 빠뜨리지 않는다. 지은이는 결론적으로 “분석철학이나 구조주의, 마르크시즘 등 외향적 사유들이 앞서면서 인간에 대한 섬세한 관심은 희박해졌다”며 “인성론의 부활이 절실히 요청되는 시대”라고 말한다.
<그리스 사유의 기원>은 ‘뮈토스에서 로고스에로’, 즉 ‘신화에서 철학으로’의 사유로 이행한 지적 배경과 과정을 살핀다. 지은이는 “로고스적 사유를 통해 신화적 사유로의 연원을 더듬어가기 시작하자마자, 우리는 다시금 그 사고의 기반에도 여전히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유가 지배하고 있음을 발견”하고, “이런 놀라움이야말로 다시금 신화적 사고를 연구할 필요성을 부여해 주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