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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핵전략 우리도 알아야한다
김태우, 김재두 지음 | 2003년 4월 25일 [절판]
브랜드 : 살림인문
쪽수 : 194 쪽
가격 : 8,000 원
책크기 : 신국판
ISBN : 89-522-0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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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북한, 미국을 둘러싼 복잡하고 어려운 핵문제를 쉽게 풀어낸 책. 세계 각국의 강한 반전여론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자신들이 정해놓은 길을 가고 있다. 초강대국 미국을 움직이는 원리는 무엇일까? 그들이 세계를 지배하는 근본에는 어떤 특별한 전략이 있는가? 미국은 왜 그렇게 북한의 핵 보유에 대해 강경하게 반응하는가? 핵태세 검토서가 담고 있는 부시 대통령의 새로운 핵전략을 분석해 본다.
들어가는 글 : 여섯 개의 눈

1. 히로시마의 버섯구름
- 핵무기의 위력과 효용성

2. 거대한 핵강국의 미국의 용트림
- 미국 신핵전략의 등장 배경

3. 더 강한 미국, 더 확실한 핵대응
- 미국 신핵전략의 내용

4. 팍스 아메리카나를 원한다
- 미국 신핵전략의 의미

5. 신로마제국인가, 신냉전인가
- 미국 신핵전략이 국제질서에 미치는 영향

6. 민족공조인가, 한미공조인가
- 미국 신핵전략이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과 그 대응

맺는 글
친미 / 반미를 넘어서야 한다

오늘날 세계정세는 미국을 중심으로 친미 혹은 반미라는 두 가지 노선을 두고 깊은 고민에 빠져있는 중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그것은 국가의 실리냐, 고전적 명분이냐 사이의 식상한 딜레마로, 지금 우리 또한 그러한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
최근에 출간되고 있는 전쟁 및 세계정세에 관한 도서들도 또한 그렇다. 그러나 친미와 반미는 각자의 세계관을 반영한 원론적인 주장들일 뿐이다. 예를 들어 최근의 이라크 전쟁이 그렇다. 전쟁이 옳다 그르다, 찬성한다 반대한다 말들은 많았지만, 현실적으로 전쟁에 얽힌 이해타산은 별개의 문제로 흘러갔다. 이와 마찬가지로 친미와 반미의 논리도 미국의 독주에 대한 현실적인 대책이 되지는 못한다. 실제문제는 보기보다 훨씬 더 복잡한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미국의 주도권을 다름 아닌 미국의 핵전략에서 파악하고 있다. 만약에 미국이 핵이 아닌 다른 어떤 것에 국가의 의지를 투영한다면, 세계의 질서는 또 다른 형태로 재편되고 말 것이다.
그런 면에서 오늘날 핵은 국가간 권력의 최종적인 근거가 된다. 이러한 이유로 많은 나라들이 핵무기 보유라는 국운을 건 도박에 뛰어들고 있다. 반면에 팍스 아메리카나를 지향하는 미국이 다른 나라의 핵무장이나 핵전력의 상승을 막으려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이러한 역학관계를 이해해야만 비로소 우리는 우리가 가야 할 올바른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미국 핵전략 변화의 배경

소련연방의 해체와 동구권의 몰락으로 미국에서는 그들의 군사전략, 특히 핵전략의 변화 여부를 두고 강한 논쟁이 일어났다. 한편에서는 미국에 대한 핵 위협이 상당부분 소멸되었으니 전략핵탄두 1000여 기를 남기고 모든 핵무기를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한편에서는 미국에 대한 안보가 핵전력에 달려 있으므로 계속해서 현재의 전력을 유지하면서 오히려 다양한 종류의 핵무기를 생산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것이 클린턴 대통령 시절에 지속되던 논쟁이었고, 부시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후에야 비로소 이러한 논쟁은 마무리되기에 이르렀다.

'제2차 핵태세 검토서' 속에 모든 것이 들어 있다

2002년 3월 8일자와 3월 10일자 LA 타임즈에 실린 한 토막의 기사는 전세계를 술렁이게 만들었다. "미국 국방부가 작성한 비밀보고서인 제2차 핵태세 검토서가 북한, 이라크, 이란 등 7개국을 선제 핵공격 대상국으로 삼았다"라는 것이 기사의 골자였다. 이후 미국 국방관련 사이트들에는 핵태세 검토서의 내용을 확인하려는 사람들의 접속이 폭주했다.
미국은 제2차 핵태세 검토서에서 그들의 핵전략을 가장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다. 우선 부시의 집권 이후 미국의 핵전략은 자국의 방어나 보복의 개념에서 선제공격이 가능한 형태로 급선회했다. 공산권 몰락과 더불어 동서의 대결구도가 와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미국의 핵전략은 더욱 위협적인 것으로 바뀌어 버린 것이다.
미국이 표방하고 있는 강력한 핵 비확산 정책은 표면적으로 "대량살상무기가 미국을 향한 테러수단으로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라는 단순한 논리를 앞세우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이러한 정책을 통하여 중간급 나라들이 국제질서에 영향력을 발휘하는 세력이 되는 것을 예방함으로써 미국에 대한 도전세력을 키우지 않겠다는 결의를 담고 있다.
제2차 핵태세 검토서에서 또 한 가지 주목할 만한 점은 전략핵무기 대신에 소형 전술핵무기 개발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 강대국들이 보유하고 있는 전략핵무기는 실제로 사용될 가능성이 희박하다. 왜냐하면 그것은 파괴력이 너무나 엄청나서 '터지면 다 죽는다'라는 공감대가 이미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현재 핵무기의 개발과 실전배치는 소형 전술핵무기로 집중될 수밖에 없으며, 이 또한 국지적인 충돌에 따른 선제공격과 보복공격에서 핵무기가 사용될 가능성을 상당히 높여 놓았다.
현재 미국은 전략핵무기를 계속해서 전술핵무기로 대체해가고 있다.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핵무기 감축은 전략핵무기에 집중되어, "세계를 1000번 멸망시킬 수 있는 양을 100번 멸망시킬 정도로 줄인다"는 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미국의 대 러시아 전략핵무기 감축 제안도 미국과 러시아의 수직적 서열화를 기정사실로 삼아, 러시아로 하여금 미국의 패권적 위치를 인정하고 거기에 협조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미국의 새로운 핵전략과 한반도

미국의 새로운 핵전략은 북한을 적대세력으로 간주하여 북한의 군사행동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조치를 가능하게 하고 있다. 그러므로 미국의 제2차 핵태세 검토서는 북한에 대한 직접적이고도 강력한 경고로 작용하고 있고,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이는 자신들에 대한 심대한 위협이 되는 것이다.
미국이 북한의 핵무장에 대하여 강경한 입장을 취하는 이유는 미국이 북한에 군사적으로 위협을 느끼기 때문이 결코 아니다. 그보다는 미국이 북한과 같은 지역세력을 힘으로 제압하지 못했을 경우, 그들이 구상하는 계획에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와중에 발발했던 이라크 전쟁은 미국이 당연히 밟아야 할 수순이었으며, 미국의 걸림돌이 되는 한, 방법상의 차이는 있을 수 있겠으나, 북한도 특별한 예외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게다가 북한의 핵무장은 적대국가의 등장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곧 일본의 핵무장을 부추길 것이고, 일본의 핵무장은 다시 중국과 러시아를 자극하며, 대만과 남한의 핵무장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이렇게 볼 때, 미국을 단지 전쟁광으로 몰아가는 일부의 시각은 지나치게 감정만 앞세운 조야한 견해로 흐르기가 쉽다. 최소한 '힘을 가진 나라가 패권과 무관하기를 바란다는 것' 자체가 이미 설득력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가 되고 말기 때문이다.
미국의 핵전략, 국민도 알아야 한다

미국의 대외전략, 특히 아시아에 있어서 미국의 노선은 '주도권 강화'라는 강경책으로 정해져 있다. 만약 북한이 미국의 압력에 순응하여 핵개발을 포기하고 체제인정과 경제지원을 받아들인다면, 한반도에는 평화의 기운이 부상할 것이다. 반대로 북한이 과거와 같은 벼랑끝 전술을 고집한다면, 미국과 북한의 관계는 급속도로 험악해져 한반도는 긴장과 냉전 속으로 빠져들 것이다. 그럴 경우 우리는 남북화해와 한미협조체제의 유지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한꺼번에 좇아야 하는 매우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된다.
개혁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들은 미국에게 북한을 강압하지 말도록 권고하면서 남북의 관계를 계속 진전시켜야 한다고 말할 것이다. 그들에게 있어 제2차 핵태세 검토서는 미국의 일방주의를 드러내는 오만한 행위이며 남북화해를 가로막는 위협일 뿐이다. 반면 보수적인 시각에서는 미국이 북한에 쓰고 있는 강경책이 북한의 태도를 바꾸게 할 것이며, 제2차 핵태세 검토서는 결과적으로 한반도 평화정착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쪽도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을 하기에 앞서 우리는 먼저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힘이 있는 나라는 당연히 그들이 하고 싶은 대로 하면 그만이다. 그들은 그들의 행위에 대한 도덕적 결함을 의식하지 않는다. 따라서 힘이 없는 나라는 힘 있는 나라의 눈치를 살피면서 자신들의 이익을 최대화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패권에 대한 감정적인 반응은 자멸의 길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는 과연 어느 쪽에 속해 있는가?

이 책은 전문가의 고뇌가 담겨 있다

이 책의 저자인 김태우 박사와 김재두 박사는 한국국방연구원에서 각각 국제핵전략과 미국국방전략 분야를 담당하는 국내 최고의 전문가들이다. 또한 한국국방연구원이 우리 국방전략의 핵심적인 기관임을 감안한다면, 이들의 견해는 국가의 생존에 관한 한 최일선에 서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친미나 반미의 당위성을 이론의 차원에서 박식하게 풀어내는 기존의 책들과는 다르다. 생존은 언제나 이론이 아니라 냉혹한 현실의 문제이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무엇보다 우리의 생존이 최우선 목표이다. 그렇기 때문에 두 명의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의 생존이 달린 현실문제, 즉 '우리가 살아남을 방도는 무엇인가'라는 절박한 고뇌에 답하고자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