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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의 문화사 (살림지식총서 090)
이은호 지음 | 2004년 5월 15일
브랜드 : 살림지식총서
쪽수 : 96 쪽
가격 : 4,800 원
책크기 : 사륙판
ISBN : 978-89-522-0227-7-04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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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하나를 둘러싼 유럽인들의 찬사와 비난
문화적 토양 위에서 형성된 축구의 역사와 전개, 그리고 유럽의 정신과 꿈을 추적한 책.
제1부 유럽의 명 리그
세계 최고의 프로리그, 세리에 A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인 리그, 분데스리가
세계 최대의 리그, 프리메라리가
최고의 역사를 자랑한다, 프리미어리그

제2부 라이벌 열전
축구장의 종교전쟁, 레인저스 vs. 셀틱
로쏘네리와 네라주리의 대결, AC 밀란 vs. 인터 밀란
북런던의 패권은 우리가 다툰다, 아스날 vs. 토튼햄
라 마르세이즈와 르 파리지엥, OM vs. PSG
축구를 통해 보는 유럽의 빛과 그림자
한국에 축구는 있지만 그 문화는 없다는 뼈 있는 지적을 외신을 통해 자주 듣곤 한다. 국가대표팀 경기에는 지나칠 정도로 열광하면서도 정작 프로축구에 대한 관심은 저조한 것이 우리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저자는 유럽프로축구의 역사를 통해 축구가 한 나라의 문화라는 토양위에서 어떻게 형성되고 당대인들의 꿈과 정신을 어떻게 드러내는 지를 보여준다.
저자는 1부에서는 유럽의 대표적인 명 리그들을 소개하면서 유럽인들에게 축구가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를 보여준다. 다루어지는 리그로는 세계 최고의 프로리그인 이탈리아의 세리에 A,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인 리그로 평가받는 독일의 분데스리가, 세계 최대의 리그로 지칭되는 스페인의 프리메라리가, 최고의 역사를 자랑하는 잉글랜드의 프리미어리그 등이다. 2부에서는 축구전쟁으로까지 비유되는 대표적인 라이벌 열전을 통해 축구가 유럽문화의 빛과 그림자를 어떻게 드러내는 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우린 빵 대신 축구를 원한다
이탈리아에서 축구는 생활의 일부이다. 30년대 무솔리니가 대중적 인기를 누릴 수 있었던 것도 1932년 이탈리아 월드컵 등 축구를 적절히 이용할 줄 알았기 때문이었고 90년대 미디어 재벌 베를루스코니(Silvio Berlusconi)가 수상에 오를 수 있었던 것도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AC밀란 축구단의 인기에 편승했기 때문이었다. 이처럼 이탈리아에서 축구가 가지는 힘은 그야말로 절대적이다.
스페인 사람들은 스페인이 세 가지로 분열된 나라라는 말을 한다. 바로 언어, 문화, 그리고 축구로 철저하게 나뉜 나라가 스페인이라는 것이다. 피를 불렀던 스페인 내전은 끝났지만 축구장에서 그 전쟁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오랜 역사적 앙숙관계인 카스티유와 카탈루냐 지방이 각각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라는 슈퍼클럽들을 통해 그라운드에서 매년 전쟁을 벌이는 것처럼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는 각 지방간의 치열한 대리전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저자는 각 나라에 축구가 정착된 역사와 과정, 각 나라의 고유한 축구전술을 탄생시킨 배경과 에피소드, 축구를 예술로 승화시킨 감독들과 선수들의 피와 땀, 각 리그의 운영방식, 축구를 통해 스포츠를 하나의 문화로 정립시킨 서포터들의 역할 등을 자세히 소개한다.

축구장의 종교전쟁
대표적인 축구 라이벌로는 우선 스코틀랜드의 레인저스와 셀틱이 언급된다. 이 두 팀의 라이벌의 역사는 자그마치 120년이 넘는다. 두 팀간의 경기는 단순한 축구게임이 아닌 스코틀랜드내 개신교도와 가톨릭교도간의 세력싸움, 스코틀랜드계 본토인들과 아일랜드계 이주민들의 자존심 대결이며, 그 열기로 인해 스코틀랜드 전역이 두 패로 갈리게 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옛 유고로부터 수입되어 70년대부터 싹트기 시작한 이탈리아의 응원은 20년이 지난 지금 경기장의 없어서는 안될 부분이 되고 말았다. 그중 진수로 꼽히는 것은 바로 더비매치(동향의 팀끼리 벌이는 경기)에서 벌어지는 응원전인데 이 중에서도 같은 홈구장을 사용하는 두 팀간에 경기가 열릴 때 그 열기는 극에 달한다. 그리고 그 응원전의 백미이자 이탈리아 최고의 더비매치로 손꼽히는 것은 뭐니 뭐니해도 산 시로 스타디움을 같이 사용하는 AC밀란과 인터밀란간의 밀라노 더비이다. 두 팀의 애칭인 로쏘네리(Rossoneri; 적-흑; AC밀란의 유니폼색상)와 네라주리(Nerazzuri; 청-흑; 인터밀란의 유니폼 색상)가 격돌하는 날 밀라노 시내 모두는 붉은색과 푸른색으로 나뉜 채 숨죽여 경기를 관전하고, 그 결과에 따라 환희와 눈물이 교차한다. 1910년부터 100년이 가까운 역사 동안 진행되어온 두 팀간의 대결은 단순한 도시 라이벌전 이상의 의미를 가져왔다. 특히 정치적 상황에 민감했던 이탈리아 축구의 굴곡진 역사 때문에 때로는 파시즘과 여기에 반파시즘의 대결이었으며 공산당을 주축으로 한 좌익세력과 우익세력간의 대결, 어떤 때는 블루 컬러의 노동자 계급과 화이트 컬러의 사무직간의 대리전이기도 했다.
북부, 중부, 남부로 나뉜 플레이오프를 통해 우승자를 가리던 이탈리아 프로축구는 1929년 전국 리그가 시작되고 1934년 월드컵에서 우승하면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하는데, 여기에는 ‘이탈리아 축구의 아버지’라 불리는 포쪼(Vittorio Pozzo) 감독의 영향이 누구보다 컸다. 축구의 본고장 영국에서 활동한 경험이 있는 포쪼는 당시 라이벌이었던 헝가리, 체코슬로바키아, 오스트리아에 비해 한참 낙후되어 있던 이탈리아 국가대표팀에 처음으로 ‘전술’ 개념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_p.6~7

1966년 월드컵 우승은 이러한 잉글랜드 축구에 일대 혁신을 가져왔다.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2년 뒤인 1968년, 마침내 베스트(George Best)가 이끄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에우제비오(Eusebio)의 벤피카를 꺾고 챔피언스컵 우승을 차지했다. 뮌헨 대참사로 선수단 전원이 몰살당한 후 정확하게 10년 만에 챔피언스컵을 차지한 맨체스터의 우승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격을 안겨다주었다. 여기에 리즈 유나이티드도 페어스컵에서 우승하는 등 잉글랜드의 상승세는 계속됐다. 잉글랜드 클럽들은 그로부터 5년 연속 UEFA컵에서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_p.48

항구 도시인 마르세유는 영국과 인접한 탓에 프랑스 내에서도 축구가 가장 먼저 전파된 도시 중의 하나였다. 19세기 말부터 영국 선원들과 노동자들에 의해 축구가 전파됐고 이들이 중심이 되어 1895년 OM의 전신인 르 스포팅 클럽 드 마르세유(le Sporting Club de Marseille)가 탄생했다. 축구와 럭비를 중심으로 하던 르 스포팅 클럽 드 마르세유는 1899년 올림피끄 마르세유로 이름을 바꾸었고, OM는 그 이듬해에 곧바로 지역 리그인 ‘해안 챔피언십’ 초대 챔피언에 등극했다._p.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