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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림출판사홈 > 살림의 책 > 전체도서목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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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광고에는 신제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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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우 지음
| 2003년 11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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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랜드 : 살림 |
| 쪽수 : 264 쪽 |
| 가격 : 10,000 원 |
| 책크기 : 신국판 변형 |
| ISBN : 89-522-015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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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 -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동아일보 5층, 오른쪽 맨 끝 방
남의 것 하나가 내 것 아흔 아홉보다 낫다
일기 쓰기
세 번째 명함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죽 떠먹은 자리
꿀벌과 쉬파리
세 가지 금기
찍새와 딱새
요술장갑
도심 속의 갈매기
푸른 연못
Chapter 2 - 날려고 하는 비행기를 방해하지 마시오
50대 청년이 있는가 하면 30대 노인도 있습니다
크레에이터 정주영
날려고 하는 비행기를 방해하지 마시오
대한민국 광고에는 신제품이 없다
두 마리 토끼
뒷북치기
아줌마 따라잡기
오래 살아남기
세 분의 스승
기다리는 즐거움
Chapter 3 - 반 발만 앞서 가라
반 말만 앞서 가라
3할만 치면 먹고 산다
믿어야 넘어 간다
내가 들어야 남도 듣는다
마음이 열려야 백 배로 힘이 난다
골프에서 배우는 광고
버리면 얻는 것이 있다
조루증 광고
5분간의 승부
Chapter 4 - 그때 그 사람
장국영과의 이별
다시다는 아직도 내 고향이다
맞다, 게보린
정을 담았습니다
011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습니다
따봉이 따봉이었다
여보, 아버님 댁에 보일러 놓아드려야겠어요
내 차가 제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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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소/개
대한민국 제1호 CM 플래너가 쓴 광고와 인생이야기
‘따봉’이라는 유행어를 기억할 것이다. 아직도 코미디프로에서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이 말은 원래 브라질에서 ‘좋다’는 의미로 사용된 말이다. 그런데 이 말이 왜 우리나라에 유행하게 되었을까? 조금 나이가 든 사람이라면, 이 ‘따봉’이라는 말이 어느 TV 광고에서 흘러나온 말이라는 것을 어렴풋하게 기억할 것이다. 그렇다면 ‘여보, 아버님 댁에 보일러 놓아드려야겠어요’라는 카피로 유명한 경동보일러 광고는? 탤런트 김혜자 씨가 보글보글 끓는 찌게 맛을 보고 ‘그래! 이 맛이야’라며 빙그레 미소 짓는 다시다 ‘고향의 맛’ 광고는? 오리온 초코파이 정 시리즈나 ‘011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습니다’라는 카피로 유명한 이동통신 광고는?
이런 광고들을 화면 뒤편에서 묵묵히 기획하고 제작한 이가 바로 의 저자 이강우다. 그는 광고계에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1년 동안 나온 광고 중에서 딱 한 편에 수여되는 한국방송광고대상 대상과 대한민국광고대상 대상을 각각 4회, 2회나 수상했다. 또 광고계에서 크리에이터로는 환갑이라는 사십을 훌쩍 넘긴 육십의 나이로 산불예방 공익광고를 만들어서 대한민국 광고대상 특별상을 수상했다. 그 이외에도 그의 수상경력은 20여 회를 훌쩍 뛰어넘는다. 1999년에는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았다. 이 정도면 후배 광고인들에게 존경을 받기에 손색이 없을 만큼 대단한 경력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후배 광고인들이 그를 존경하는 것은 그의 수상 경력이나 광고인으로서의 성취 때문만은 아니다.
그보다는 그가 그동안 광고에 대해 보여준 열정과 평생 광고인으로 살아오면서 보여준 모범적인 삶의 모습이 있기에 후배들은 그를 더욱 존경하고 따른다. 저자는 얄팍한 술수나 부정한 방법을 사용하지 않았다. 오로지 광고를 평생의 직업으로 생각하고 성심을 다했기 때문에 사십을 넘기기 힘들다는 크리에이티브 현장에서 환갑의 나이를 넘겨서도 일할 수 있었다. 이번에 출간된 에는 이와 같은 대한민국 1호 CM플래너인 이강우의 광고에 대한 철학과 경험, 그리고 일상 속의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단상이 알차게 담겨 있다.
광고를 만드는 노하우에는 삶의 지혜가 담겨 있다.
저자가 제약광고를 만들면서 겪은 일을 소개한 대목을 보면 그의 광고철학 또는 삶의 철학을 읽을 수 있다. 신경통약 광고를 제작했다가 심의에 걸려 방송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광고의 제작자인 저자는 제작비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그러자 광고를 맡긴 광고주 역시 애써서 광고를 제작했으니 광고비는 지불해야 한다고 버틴다. 그런 아름다운 실랑이 끝에 결국 제작비를 반반씩 지불하는 선에서 마무리가 되었다. 물질적인 손해를 떠안더라도 사람을 잃지 않는 저자의 인생철학이 드러나는 사례다.(「버리면 얻는 것이 있다」) 결국 그렇게 헤어졌던 사람들은 또다시 저자에게 광고를 의뢰하는 고객으로 찾아왔고, 그 때문에 저자는 평생을 광고일을 하며 보낼 수 있었던 것이다.
한 가지 사례를 더 살펴보자. 저자인 이강우가 처음 행한 프레젠테이션은 엉망진창이었다. 다른 업체의 대표들처럼 현란한 입담도 없었고, 심지어는 미리 준비해 간 원고를 실수로 3-4페이지 뛰어넘고 읽기까지 했다. 선천적으로 내성적이고 숫기가 없었던 저자는 너무도 긴장하고 당황했던 것이다. 그러나 결국 저자는 일을 따낼 수 있었다. 어눌한 말투와 당황해서 한 실수보다는 저자가 보여준 신뢰할 만한 태도 때문이었다. 설득이란 매끈한 말재주가 아니라 얼마나 진심으로, 또 확신을 가지고 상대를 대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저자의 철학은 그냥 머릿속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이처럼 그가 온몸으로 부딪쳐 깨달은 것이다.(「믿어야 넘어 간다」)
존경받는 카피라이터 김태형의 추천사처럼 이 책에는 삶의 노하우가 곧 광고의 노하우인 저자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광고를 필생의 업으로 삼고 존경받는 광고인으로 살아가기로 뜻을 세운 이라면, 이 책에서 광고에 관한 지식과 함께 삶의 지혜를 함께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본/문/중/에/서
>> 소화제 ‘훼스탈’을 녹음할 때였다. (중략) 훼스탈 카피의 맨 끝에 이런 구절이 있었다. “훼스탈은 종합소화제입니다.” 똑같은 내용을 여러 번 반복해서 녹음하고 있는데 NG가 났다. “훼스탈은 좋은 소화제입니다.” 한바탕 웃음이 터졌다. 그러나 녹음이 끝난 후 OK를 찾는 과정에서 딱 하나의 NG가 자꾸 귀에 걸려 왔다. “훼스탈은 좋은 소화제입니다.”
진지하고 부드러운 최상현 씨의 목소리에 그 이상 훌륭한 카피가 없었다. 쉽고 편안했다. 무엇보다 믿음직스러웠고 설득력이 있었다. 그것을 그대로 방송했다.
“훼스탈은 좋은 소화제입니다.” 그 한마디 때문에 광고는 히트를 했고 매출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 그 후로 여러 해 동안 다른 카피는 바뀌었어도 마지막 구절은 계속 사용되었다. 그 일로 내가 얻은 교훈은 훌륭한 카피란 억지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 후에도 수없이 경험했지만, 훌륭한 카피는 언제나 대중들이 사용하는 언어 속에 있었다. 카피라이터는 그것을 찾아내는 직업이다.(「동아일보 5층, 오른쪽 맨 끝 방」)
>> 프레젠테이션을 잘한다고 소문이 난 Lee&DDB의 이용찬 사장의 이야기이다. 광고주 중에 이것저것 욕심이 많은 사람이 있었다. 마음에 들지 않는 것도 아니면서 프레젠테이션이 끝나면 이것도 보충하고 저것도 빠져서는 안 된다고 습관적으로 탈을 잡는 사람이었다. 어느 날 새로 시작하는 광고의 프레젠테이션을 앞두고 이용찬은 테니스 공 네 개를 윗옷 주머니 속에 넣고 갔다. 아니나 다를까 그 날도 이것저것 요구가 많기에 이용찬은 아무 소리 않고 주머니에서 공을 하나 꺼내 들고 말했다.
“저, 이 공 좀 받아 주시겠습니까?”
그리고는 무슨 소리인지 몰라 어리둥절한 광고주에게 테니스 공을 하나 던져 주었다. 공 하나 정도야 누구나 쉽게 잡는다.
“자 그럼, 이것도 받아 주시겠습니까?”
이번에는 남아있는 공 세 개를 한꺼번에 던져 주었다. 곡예사도 아닌 사람이 공 세 개를 한 번에 잡을 수는 없다. 단 하나도 잡지 못한 채 세 개의 공은 회의실 이곳저곳으로 흩어져 버렸다. 무슨 짓인가 싶어 황당한 표정을 짓고 있는 광고주에게 이용찬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소비자들에게 공을 여러 개 던져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한 번에 한 개 이상의 공을 잡을 수 있는 소비자는 없습니다.”(「골프로 배우는 광고」)
>> 사실 ‘情’ 시리즈를 시작하기 전까지의 오리온 초코파이는 그저 평범한 군것질거리에 불과했다. 그러나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면서 경험하게 되는 조그마한 정을 광고로 표현하면서부터 오리온 초코파이는 단순한 군것질거리가 아니라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을 담아내는 예쁜 그릇이 되었다. 광고가 브랜드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낸 것이다. 흔히 광고는 유행에 따라 바뀐다고 하지만, 나는 아무리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휴머니즘이라고 해도 좋고 끈끈한 인정이라고 해도 좋다. 아무리 세상이 달라져도 변하지 않고 우리 마음속에 존재하고 있는 것들이다. 나는 그런 정서와 느낌들을 광고로 만들고 싶었다. (「정을 담았습니다」)
>> 참으로 넓은 나라였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동안 눈에 들어오는 것이라고는 끝없이 이어지는 지평선뿐이었다. 그렇게 도착한 오렌지 농장, 그러나 그때부터 가슴이 답답했다. 아무리 두 눈을 부릅뜨고 찾아봐도 특별히 눈길을 끌 만한 풍경이나 광고의 아이디어로 쓸 만한 소재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렇다고 적지 않은 여비를 쓰고 지구의 반 바퀴를 돌아 찾아왔는데 빈손으로 갈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답답한 마음으로 저녁을 먹으러 들어 간 상파울루 식당에서 마치 계시처럼 내 귀속으로 파고드는 소리가 있었다. (중략) 전혀 가늠이 가지 않는 브라질 사람들의 대화 속에서 유난히 자주 쓰이고 강하게 들리는 한 마디 단어. 뚜두 따다, 뚜두 따다 따봉. (중략)
그 순간 퍼뜩 떠올랐다. 됐다. 이걸로 가자. 따봉이 따봉이다. 정리된 콘티는 단순했다. 광활한 오렌지 농장을 배경으로 모델이 등장해 오렌지의 맛도 보고 당도도 검사한 후에 엄지손가락을 곧추 세운다.
“따봉.” (중략)
광고가 나간 지 열흘도 못 되어 여기저기 시끄러워지기 시작했다. 아이들도 따봉, 엄마도 따봉, 개그맨도 따봉, 가수도 따봉. 아마도 따봉이란 말은 가장 짧은 시간 안에,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주었던 외국어 단어였을 것이다.(「따봉이 따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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