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빨간 과학 - 과학엔터테이너 최원석의
최원석 (지은이), 이부용(그림) | 살림
출간일 : 2007-04-27 | ISBN(13) : 9788952206343
반양장본 | 216쪽 | 225*165mm | 9,800원
현재 한 고등학교에서 과학교사로 재직중인 저자의 닉네임이 독특합니다. 바로 과학엔터테이너이죠. 왜 그런가 했더니 전작들의 컨셉들이 상당히 개성이 있더군요. '영화 속에 과학이 쏙쏙', '스타크래프트 속에 과학이 쏙쏙', '세계명작 속에 숨어 있는 과학' 등.... 그러고보면 교양과학서 중에서 꽤나 지명도가 있는 저자인 듯한데 저는 이제야 겨우 접하게 되었으니 그동안 얼마나 제가 과학에 무심했는지는 반성해보는 시간이 되어버렸습니다. ^^;;
영화에서 시작하여 스타크래프트를 찍고, 세계명작을 거쳐 도달한 곳은 바로 '15초의 미학' 광고입니다. 요즘에야 단순히 상품정보를 전달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감동도 주고, 웃음도 주는 것이 광고이지만 뭐니뭐니해도 광고의 가장 큰 목적은 상품과 서비스를 많이 파는 것입니다. 아무리 잘 웃기도 잘 울려도 팔지 못하는 광고는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는 것이 광고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그러다보니 약간의 과장과 왜곡은 법이 허용하는 한도에서 어쩔 수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문제는 과장과 왜곡이 도를 지나쳐도 그걸 제대로 간파할 수 있는 교양이 소비자들에게 부족하다보니 이래저래 피해를 입는 것은 소비자뿐이라는데 있습니다. 광고주들의 광고 오남용 또는 시민단체의 지나친 과잉대응은 모두 이런 무지에서 비롯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입니다.
이전 저런 광고들을 과학의 눈으로 다시 보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볼거리가 많습니다. 그 중에서 평소에 관심이 있었던 우유에 대한 논쟁을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유기농 우유는 기존 우유와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입니다. 유기농 사료를 먹인다고 우유의 품질이 좋아진다는 과학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죠.
- 머리가 좋아진다는 DHA 우유 역시 그 효과가 의심스럽습니다. 고등어 한 마리 속에 포함된 만큼의 DHA를 섭취하기 위해서는 우유를 60잔이나 마셔야 하니 차라리 고등어를 먹는 것이 더 현명하기 때문이죠.
- 곡물이나 과일이 들어있다는 웰빙 우유도 조심하는 것이 좋습니다. 당 함량이 높고 착향료나 색소가 첨가되어 있는 경우도 있어서 소비자를 오인시킬 우려가 높습니다. 다른 제품에 비해 건강에 딱히 더 좋은 것도 아니라고 합니다.
- 우유를 통한 칼슘섭취도 찬반논란이 격렬합니다. 칼슘섭취를 도와준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동물성 단백질을 많이 섭취하면 할수록 몸 안의 칼슘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오히려 골다공증이 증가된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결론을 내보자면 우유를 절대 먹어서는 안 될 식품이라고 보기는 힘들지만 그렇다고 누구에게나 완전식품이라는 도그마는 분명 깨어져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입니다.
위에서 살펴본 대로 저자는 광고를 통해 우리 일상에 알아두면 좋은 여러가지 과학상식들을 풍부하게 정리해놓고 있습니다. 문제는 아직 우리의 과학수준이 이렇게 하는 것이 올바른 것이며, 저렇게 하는 것이 그릇된 것이라는 명쾌한 결론을 내기에는 많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한 챕터가 끝날 때마다 당최 하라는 것인지 말라는 것인지, 먹으라는 것인지 말라는 것인지 혼란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아마도 전문가에 의해 자신에게 적절한 처방과 분량을 확인하라는 것같습니다. 모자란 것도, 지나친 것도 좋지 않다는 것이 이 책을 감싸고 있는 주제라고 할 수 있지만 뭔가 명쾌한 답변을 원하는 독자들에게는 실망스러울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이거다'라는 답변을 주기보다 독자에게 일방적인 믿음을 내던지고 비판적인 사고를 해보라는 저자의 숨겨진 배려를 확인하신다면 좋겠습니다.
One Day
One Book
One Review
인상깊은 구절 : 최근에 있었던 '올리브 유 사건'의 경우 식약청에서 문제의 식품은 회수했으며, 나머지는 먹어도 상관이 없다고 했지만 이미 해당 업계는 큰 피해를 입었다. 검사나 국회 할 것 없이 일단 터트려 놓고 아니면 말고 식의 한탕주의식 사건 조사와 국정감사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라면 파동 검사는 해당 업계에 엄청난 피해를 입히고도 승승장구 했다고 하며, 국회의원의 '일단 터트리기'는 여전히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상황이다. 위에서 열거한 사건 모두 사회적 물의를 일으킬 정도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문을 닫고 업체 사장이 자살하는 등 인적 물적 피해를 일으켰던 것이다.
반핵단체들은 방폐장 건설을 줄기차게 반대해 왔다. 진정 자연과 인간을 생각한다면 어떻게 방폐장 건설을 반대할 수 있는 것인가? '원자력발전소 건설 반대'나 '핵무기 개발 반대'는 정당한 당위성을 갖는다. 하지만 방폐장은 이와는 다르다. 방폐장은 오히려 위험한 방사성 물질을 자연으로부터 격리하기 위한 시설이다. 점점 쌓여만 가는 중저준위 핵폐기물을 위험하게 그대로 쌓아두자는 생각이 아니라면 이것은 분명 잘못된 판단인 것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핵폐기물에 관해서 시민단체들이 지역 주민보다 오히려 더 많이 오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력과 관련된 논쟁은 그 어떤 문제보다 합리적으로 해결해야 하며 결코 감정에 치우쳐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