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앞 상상사진관에 드라큘라가 산다는 발칙한 상상
소설가와 사진작가로 잘 나가는 두 사람이 만났다.
매일 50매 분량의 소설 원고를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써 온 결과 10년간 40여 권의 소설을 쓴 대단한 필력, 거기에 역사를 바탕으로 한 팩션을 시작으로 과학을 소재로 한 사이언스 픽션, 그리고 영화, 드라마에도 진출하면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기계로 통하는 스토리 텔링의 선두두자인 소설가 김탁환과 대한민국의 영화포스터 사진을 90퍼센트 이상 찍었고, 수많은 광고를 통해 한국을 대표하는 사진작가로 통하면서 사진을 찍을 때 음악을 틀어놓고 춤을 추며 찍는 ‘춤추는 사진작가’ 로 알려진 강영호가 만나서 탄생된 작품이 『99 : 드라큘라 사진관으로의 초대』이다.
이야기는 홍대 앞 상상사진관에서 이루어지고 있다.(홍대앞에는 사진작가 강영호가 운영하는 ‘상상사진관’이 실제로 존재한다.)
인간의 오만가지 군상들이 상상사진관에 모여들고 그 이름들 또한 두 사람이 모티브로 삼고있는 크리에이티브적인 이름들이다.
특히 무차별적인 개발로 인해 반딧불이 하나도 서울을 비롯한 어디에서도 살아갈 수 없는 사회가 되어버린 지금의 서울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반딧불이 인간’이나 남을 죽여야만 내가 사는 지금의 사회현실을 비판하고 있는 ‘인간인간인간’ 등은 강영호와 김탁환의 머리가 아니면 나올 수 없는 이야깃거리가 아닐까 생각해보게 된다.
독특한 소재를 플롯으로 깔고 있는 이 책을 읽으면서 사회나 개인에게 벌어지고 있는 지금의 상황을 김탁환, 강영호만의 상상력으로 표현한 기발함에 박수를 치면서 동감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그들만의 상상력을 쫓아가기에는 역부족을 느끼는 부분도 분명 가지고 있는 소설이었기에 체감적으로 어렵게 느껴진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과거와 미래를 넘나들면서 자기만의 영역을 개척하고 있는 김탁환의 무한한 상상력이 좋고, 상업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흡혼이 담겨져있는 강영호만의 사진들이 있었기에 이 책에 박수를 보내고 싶은 것이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이야기가 더 많이 있어요.
우리의 작품은 계속될 겁니다. 더 기괴한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어요.
어쨌든 분명히 더 놀라게 해주겠습니다. 그럴 자신이 있어요.
아마 이럴 것이다, 하는 기대나 예측을 어김없이 배반하는 충격적인 이야기들을 창조해낼 겁니다.
둘 다 지쳐 쓰러질 때까지요. (책 286쪽, 김탁환/강영호 인터뷰 中에서)
아직 공개되지 않은 이야기가 더 많고, 우리의 작품은 계속될 거라고 말하면서 독자들을 더 놀라게 해주겠다는 두 분의 말 속에서 왠지모를 섬뜩함과 그들의 상상력의 끝은 어디일까?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쓰디 쓴 더치커피만 있으면 그들의 상상력은 끝이 없을거고, 더 나아가 책 한 권을 만드는데 3~4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에스프레소 북머신처럼 이 두 분의 상상력을 통해 나오는 이야깃거리도 무한대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 보면서 두 분의 상상력을 통해 나올 다음 번 괴물들은 어떤 모습들을 하고 있을지 사뭇 기대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