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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문학이라는 수식어 때문에 내 관심 밖으로 비켜나더니 우연히 수중에 들어왔다. 얻은 책이라 편한 마음으로 읽었다가 이거 큰 코 다칠 뻔 했다. 30대 후반 아줌마가 읽어도 결코 우습지 않을 재미와 감동이 들었다. 열일곱 소녀의 톡톡 튀는 감성과 언어 덕분에 작가가 그 또래인 줄 알았는데 아뿔싸, 같은 30대다. 내가 알지 못했던 이름, 선자은 작가. 어쩐지 청소년이 쓰기에는 지나치게 몰입이 좋다 싶더니. 우연이 만들어낸 기분 좋은 결과다.
펜더 스트라토캐스터 기타를 들어 보았는가?
기타라고는 통키타만 잠깐 튕기다 말았으니 펜더가 회사 이름인지도, 스트라토캐스터가 전자기타의 대명사라는 빛나는 타이틀을 갖고 있는지도 태어나고 처음 알았다. 통상 펜더라 하면 아는 사람은 다 안다는 이 전자기타는 소설에서 중요한 매개체이자 연결고리이며 주인공이다.
초등학교 때 사고로 세상을 떠난 아빠는 생전에 가족에는 무심한 채 음악이 좋아 음악만 하고 음악을 위해 평생을 바친 ‘외로운’ 기타리스트였다. 여고생 은조는 학교에서는 아빠의 죽음이 자살이었다는 이상한 소문이 퍼지면서 친구들로부터 왕따를 당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스스로 그들을 멀리할 뿐이라는 자존심 강한 소녀다. 하지만 아빠가 남긴 유일한 유품 펜더를 소중히 여기는 여린 딸이기도 하다.
아빠와 같은 길을 걸을까 두려워하는 엄마를 위해 기타를 중고시장에 내놓고 이를 계기로 찾아온 낯선 사람이 아빠의 죽음이 사고가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내용은 점점 흥미롭게 전개된다. 아빠를 둘러싼 사람들과의 관계와 오해, 그리고 귀신들의 등장까지도 짧은 호흡으로 척척 그려내는 작가의 순발력과 기발한 상상에 절로 손이 올라간다. 박수.
귀신이 등장한다고 유치할 것이라는 상상은 접어두기 바란다. 내용 나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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