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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 밑에 사는 여자
마쿠스 오르츠 지음 | 김요한 옮김 | 2009년 11월 6일
브랜드 : 살림문학
쪽수 : 148 쪽
가격 : 9,000
책크기 : 122×190
ISBN : 978-89-522-1259-7-03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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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훔쳐보기’를 통해 타인과의 소통을 꿈꾸는
한 호텔 메이드의 아슬아슬한 일상!
▶ 내용 소개

화요일마다 침대 밑으로 들어가는 여자!
세상과 단절된 한 영혼의 매혹적인 일탈이 시작된다!

린은 주기적으로 병원에 가고, 호텔을 청소하는 일 외에 딱히 이렇다 할 일상이 없는 호텔 메이드다. 미세한 먼지나 얼룩 하나도 그냥 넘어가는 법 없이 깨끗한 상태를 고집하는 강박증을 가지고 있는 그녀의 유일한 취미는 객실을 청소하며 손님의 이런저런 물건들을 살펴보는 일. 그러던 어느 날, 객실에서 몰래 손님의 파자마를 입어보고 있던 린이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사이 손님이 돌아오고, 급한 마음에 린은 침대 밑으로 몸을 숨긴다. 손님이 화장실에 간 사이 방을 빠져나가려던 린은 생각을 바꿔 그곳에서 하루를 보내게 되고, 그날 이후부터 손님들의 침대 밑으로 자꾸 숨어들어가게 된다. 기대와 다른 장면들, 그리고 생각지도 못한 사람과 맞닥뜨리게 되면서 단조로웠던 린의 일상은 아슬아슬한 외줄타기처럼 변해가는데…….

▶ 출판사 리뷰

소외된 영혼의 매혹적인 일탈, ‘훔쳐보기’

『침대 밑에 사는 여자』는 청소에 강박증을 가지고 있는 어느 젊은 여성이 호텔 메이드로 일하면서 객실에 숨어 타인의 삶을 관찰하고, 이를 통해 자신의 판타지를 펼쳐나간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정신적으로 매우 예민하고 세심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주인공 린은 병원에서 입원치료가 끝나고 나온 후 호텔에서 메이드로 일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우연히 객실의 침대 밑에 숨어 손님의 삶을 관찰하게 되고, 그것은 어느새 습관처럼 생활의 한 일과가 되어버린다.

메모 쪽지, 담배 꽁초, 잠옷, 치약, 머리카락……. 타인이 남기고 간 일상의 흔적들을 바라보는 린의 시선은 건조하지만 치밀하고, 생소하지만 자극적이다. 훔쳐본다는 것은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해보는 매혹적인, 그러나 섣불리 용기낼 수 없는 일탈 행위다. 타인의 삶을 은밀히 관찰하면서 채워지지 않는 자신의 내밀한 욕망을 해소하려는 욕구가 바로 훔쳐보기인 것이다. 섬세하고 외로운 영혼의 소유자, 린은 이러한 일탈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타인과 소통하고, 그들과 자신 사이에 놓인 삶의 간극을 메워보려 하지만 그러한 소망은 끝내 충족되지 못한 채 좌절되고 만다. 작가는 린을 통해 인간 내면에 숨겨진 판타지를 실현시키는 동시에 불안한 현실에 상처받은 우리의 내면을 다시 한 번 상기하게 하는 아이러니를 잘 보여주고 있다. 작가의 상상력과, 독자의 상상력, 그리고 주인공 린이 펼치는 상상력이 모두 더해지는 지점의 묘미가 느껴지는 작품이 바로『침대 밑에 사는 여자』다.

시대를 공유하는 독일 문학의 새로운 발견, 마쿠스 오르츠

림부르크상, 마부르크 문학상 등 독일의 각종 문학상을 석권한 베스트셀러 작가 마쿠스 오르츠의 국내 첫 출간 소설인『침대 밑에 사는 여자』는 피상적이고 단절된 관계의 홍수 속에 소외된 현대인들의 내밀한 욕망을 잘 반영하고 있다. 딱딱하고 경직된 스타일의 일반 독일 문학과는 달리 비주얼하고 리듬감 있는 언어와 빠르게 전개되는 스토리는 현대인에게 주어진 ‘소통’이라는 가볍지 않은 화두를 색다른 미감으로 펼쳐놓는다.

타인과 소통하기 위해 낮에는 그들의 흔적을 살피고, 밤에는 침대 밑으로 들어가는 린의 모습에서 우리는 쓸쓸한 현대인의 자화상을 발견한다. 객실 손님의 침대 밑에 숨어 밤을 보내는 그녀는 기나긴 밤이 지나는 동안 결코 침대 위로 나올 수 없다. 그 시간 동안 그녀는 오로지 상상만으로 기나긴 밤을 보낼 뿐이다.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 낮에 일어난 일을 후회하는 비즈니스맨, 외도하는 남편 등 린은 그들과 같은 공간에서 은밀한 삶을 엿보지만, 결코 그들의 삶을 함께 공유할 수는 없다. 이렇다 할 안정적인 직업,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진실한 친구가 없고, 하나뿐인 가족인 어머니와조차 마음 열고 소통할 수 없어 타인의 침대를 전전할 수밖에 없는 린의 모습은 각박한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가볍기만 한 현 세대 작품들의 흐름에 반해, 마쿠스 오르츠는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현실에 기반한 독창성이 두드러지는 작가다. 그가 우리의 삶에서 돌이킬 수 없는 실존적인 요소들을 다루는 방식은 단연 최고라고 할 수 있다.
- 디 차이트 DIE ZEIT

타인의 삶 아래 흐르는 린의 공허함은 독자의 내면을 미묘하게 파고든다. 침대 밑에 자리 잡은 그녀의 관음증적 욕망과 정적을 향한 필사적인 갈망의 공존은 이 소설이 단순히 강박관념을 가진 한 여성의 이야기가 아니라 가슴 한구석이 아릿한 생의 모순을 다루고 있음을 보여준다.

-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 Frankfurter Allgemeine Zeitung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빈둥거리기만 하면, 나쁜 습관이 재발할 위험에 빠진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 뭔가를 깊이 생각하게 된다, 뭔가를 깊이 생각하면 무기력해진다, 무기력은 자극적인 것을 찾게 한다, 자극적인 것은 금지된 것을 욕망하게 한다.
- 본문 9쪽 중에서

내 어깨엔 엄마를 위한 공간이 없어, 린이 정말 하고 싶은 말이었다. 나 하나도 책임지지 못하는데, 나 하나만으로도 이렇게 힘든데, 엄마까지 책임져야 한다면, 난 쓰러지고 말 것이다.
- 본문 37쪽 중에서

어둠 속에서, 두 사람은 불을 껐다, 섹스는 지속된다, 돈, 재정, 융자, 부모에게 급히 얻은 금액, 중개인과 높은 수수료, 린은 궁금하다, 두 사람이 위에서 팔짱을 끼고 누워 있을지, 여자가 남자 위에 있을지, 아니면 서로 떨어져 손도 잡지 않은 채 바라만 보고 있을지. 대화가 잠시 중단되고, 두 사람은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모른다, 미래는 그들에게 한참을 씹어 단물이 빠진 입 속의 껌처럼 놓여 있다.
- 본문 45쪽 중에서

진실. 얼마나 끔찍한 단어인가. 너무나 거대한 단어, 그래서 사람들은 매일 노력한다, 그걸 분쇄하기 위해, 잘게 깨뜨리기 위해, 조각내기 위해.
- 본문 83쪽 중에서

그곳, 침대 밑, 거기엔 세상의 또 다른 모습이 펼쳐져, 침대 밑으로 들어가기 전, 난 항상 남자와 여자가 아침에 일어나면 키스부터 할 거라고 생각했어, 하지만 이젠 알아, 그들은 잠을 깨고 나면 말해, 먼저 양치부터 해, 입에서 냄새 나.
- 본문 104쪽 중에서

린은 생각했다, 난 원한다, 누군가 내 침대 밑으로 들어오길, 난 원한 거다, 한 번만이라도 누군가 내 삶에 귀를 기울여주길.
- 본문 129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