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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언제나 밖에-송기원 시선집
| 2023년 10월 27일
브랜드 : 살림문학
쪽수 : 96 쪽
가격 : 12,000
책크기 : 127*188
ISBN : 978-89-522-4868-8-0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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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 22.hwp
송기원 문학은
한국문학의 가장 깊은 곳이 되었고
가장 아름다운 향기가 되었다.
송기원의 문학적 몸짓, 강대철의 시화와 함께 만개(滿開)하다.

시리즈 중 2권, 시선집 『그대는 언제나 밖에』는 총 53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으며 편집, 해설을 맡은 강대철 조각가의 시화 29편이 함께 수록되어 있다. 송기원은 땅 끝 마을 해남의 한 귀퉁이, 백련재 문학의 집에서 사위어가는 육체를 내려놓고 초탈한 모습으로 자신의 영혼을 달래는 시를 노래한다. 그의 일생이 지나온 자리는, 이제 자리마다 꽃자리가 되어 무엇에도 물들지 않은 영혼이 진실로 가는 길을 보여주고 있다. 그의 문학을 통한 몸짓 속에서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순수는 비로소 우리에게 공명을 일으키며 다가온다.
恢復期의 노래
교감交感
육탈肉脫
무게
임종臨終
묘비명
푸른 불빛
곰팡이

두엄
물방울
저녁
기러기
맨발
2100년 호모사피엔스의 유언
상처
거울


무서리
단 하루라도
밤바람 소리
꽃이 필 때
진달래꽃
각시붓꽃
모란
목련
복사꽃
밤꽃
해당화
망초꽃
개구리밥
영산홍
나비난초
구절초
동백꽃
눈꽃 1
눈꽃 2
눈꽃 3
눈꽃 4
추운 밤에

갈꽃이 피면
잠들지 못할 때
바람에 대해서

사랑
無題
蕩子日記 1
蕩子日記 2
蕩子日記 3
蕩子日記 4
蕩子日記 5

송기원 시편을 엮으며/강대철
무구(無垢)의 시인 송기원의 시편을 엮다
:자의식에서 자유로운 삶, 사물 본래의 빛깔을 찾으려는 시도

1947년 전라남도 보성군에서 태어난 그는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경외성서」가,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 「회복기의 노래」가 함께 당선되며 화려한 등단을 한다. 송기원 시선집 『그대는 언제나 밖에』는 그가 문학가로서 활동할 수 있게 된 「회복기의 노래」를 서두로 다양한 시편들을 선보인다.
그가 걸어온 퇴폐주의와 탐미주의의 삶은 그 자신에게 부정적 자의식을 자리매김하게 하였다. 그러한 자의식은 그로 하여금 예리한 현실의식과 솔직하고 과감한 표현력을 길러내게 해준 좋은 영양제였지만, 부정적이고 부끄러운 삶의 요소들을 부정해내고픈 번뇌로 고통을 겪게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삶의 말미에 그 자의식조차 자신이 빚어낸 또 하나의 본모습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자의식에서 자유로워지는 순간, 모든 삶의 부정적 요소들은 자기표현과 생명의 소중한 에너지가 되어 단색(單色)에서 벗어나 저마다의 고유한 빛깔을 내보인다. 진정으로 때 묻지 않은, 무구(無垢)의 시인으로 거듭나는 순간이다. 강대철 조각가는 그가 여지껏 선보인 사회적 몸짓과 문학을 통한 평가들을 뒤로하고, 그의 문학세계 속 어떤 특별한 ‘순수’에 주목한다. 송기원의 순수한 영혼과 한 맺힌 목소리에 다시 귀 기울이며 공명한다.

물들 수 없는 영혼이기에
그대의 삶은 더욱 뒤틀리고
스스로를 뭉개버리며 존재에 대해 진저리를 쳤었지.
그럴듯한 이념의 틀 안에 있을 때도
달콤한 허울을 입혀주었을 때도
그대는 그 안에 있으면서도
그대는 언제나 밖에 있었지.
(_91쪽, 해설 중에서)

송기원의 여생은 기나긴 여행의 연속이었으며 밖에서 안으로 가기 위한 여행이었다. 버림받은 영혼들을 아름다운 언어로 어루만지며 노래가 되고 벗이 되고 술잔이 되었다. 이념의 틀도 달콤한 허울도 그를 안에 머물게 할 수는 없었다. 언제나 밖에 있는 그 시인은 세상의 형형색색을 자유 속에서 노래한다.

내 안의 꽃을 보지 못한 후회가 비로소 꽃을 닮다

무엇에도 얽매임 없이 자유로이 행동하는 무애행(無礙行), 송기원이 택한 이번 생은 무애행을 통해 자신을 통으로 담금질한다. 그의 삶에서 문학은 그 수행의 방편으로 자리매김했고 지나온 세월의 궤적은 눈부신 꽃자리 한 발짝 한 발짝이 되었다. 「꽃이 필 때」를 시작으로 쓰인 다양한 꽃을 제목으로 한 시편들은 그의 마음 한 편에 흐드러지게 핀 정원을 옮겨온 것만 같다.
‘지나온 어느 순간인들/꽃이 아닌 적이 있으랴.//어리석도다/내 눈이여.//삶의 굽이 굽이, 오지게/흐드러진 꽃들을//단 한번도 보지 못하고/지나쳤으니.’
자의식에 솔직하지 못했던 젊은 날들은 한 때는 그의 치부였지만, 그의 문학을 쌓아올릴 수 있었던 힘이요 자유이자 꽃이 되었다. 내 안의 꽃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는 그 후회가 비로소 꽃을 닮았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후회는 강대철 조각가의 아름다운 시화와 어우러지며, 오늘날에 다시 만개(滿開)하고 있다.
무엇일까.
나의 육체를 헤집어, 바람의 그의 길고 부드러운 손가락으로 꺼내는 것들은. 육체 중의 어느 하나도 허용되지 않는 시간에 차라리 무섭고 죄스러운 육체를 바람 속에 내던졌을 때, 그때 바람이 나의 육체에서 꺼낸 것들은.
거미줄 같기도 하고, 붉고 혹은 푸른 색실 같기도 한 저것들은 무엇일까.

5쪽, 「恢復期의 노래」

이제 나는 몸이 없는 곳으로 떠난다.
그렇게 몸이 없이 사방을 돌아보면, 아마,
몸 이외에 나는 아무것도 아니구나.
몸이 없는 곳에는 그 어떤 것도 없구나.

36쪽, 「몸」

가겠네, 그대의 길 따라
몸통 하나로만 그대에게 가겠네.
햇살 바른 양지쪽에, 두 몸통을 어울려
문드러진 눈, 코, 입, 손, 발가락
저리도 난만한 진달래꽃으로 피는 일이라면,

49쪽, 「진달래꽃」

어쨌거나 그의 문학을 통한 몸짓 속에서 어떤 특별한 순수를 느낄 수 있었기에 그의 문학적 몸짓이 제게는 공명을 일으키며 다가왔습니다.

_89쪽. 해설 중에서

그대가 지나온 자리마다
이제 꽃자리가 되어
언제라도 보는 이들에게 꽃망울을 터트려 보여 줄 수 있다네.
무엇에도 물들지 않은 영혼
평생을 뒹굴어 상처뿐인 줄 알았는데
그대의 발자국, 발자국마다가
그대로 진실을 향해가는 해인海印이었음을……

_93쪽, 해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