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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길 2
이인화 지음 | 1997년 4월 10일 [절판]
브랜드 : 살림
쪽수 : 314 쪽
가격 : 6,500
책크기 : 신국판
ISBN : 89-855-776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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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제국>의 작가 이인화가 필생의 대작을 만들겠다는 신념으로 4년여에 걸쳐 쓴 최신작. 故 박정희 대통령을 모델로 하여, 한 가난한 농민의 아들로 태어나 군사쿠데타의 주역이자 민족 중흥의 위대한 지도자로 살다 간 한 인간의 강인한 `고독과 우수의 마키아벨리즘`을 굵직한 필치로 시원시원하게 그려나간 장편소설.



작가는 박식한 교양과 치열한 자료조사를 통해 동학혁명부터 광복까지의 세월 속에 펼쳐진 무정부주의, 자유주의, 사회주의 등의 이념을 녹여 쓰고 있다. 동아시아의 설화적 전통을 이어받아 풍성한 이야기문학을 만들자는 작가의 지론대로 곤(鯤)과 여희(女姬) 등에 얽힌 중국 고대신화들을 끌어다 작품을 살찌우고 있다.
---동아일보

서문에서 작가는 `이 소설에 내 평생을 바칠 각오가 돼 있다`는 요지를 밝히고 있어 보통의 마음가짐으로 박 대통령에게 뛰어든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소설의 주인공은 `허정훈`으로 설정돼 있지만 상당 부분 박정희의 젊은 날을 정확해 보일 정도로 복원해 자료 참고와 취재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한겨례
1
1. 악마주의와 영웅주의에 대한 소설적 탐구
“우리는 60년(일제 36년과 전후 25년)이 넘는 시간을 파시즘의 체제 아래 보냈다. 그런데 왜 파시스트에 대한 소설적 탐구가 없는가?”

이인화 장편소설 <인간의 길>(전3권)이 완간됐다.
<인간의 길>은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내던져진 우리 민족의 근, 현대사를 배경으로 그 역사의 한가운데에 섰던 외로운 독재자의 청년 시절을 조명한 소설이다. 이 작품에는 마음 속으로부터 고향을 버리고 사랑받기를 스스로 거부한 그 시대의 청년들이 도달하는 파시즘과 자기 분열의 세계가 생생하게 묘사되고 있다. 작가는 이 작품 전반에 걸쳐 이 청년들이 `어떻게 인생을 보는 법을 배웠는가?`, `그들에게 인간의 길이란 무엇이었던가?`라는 주제 의식을 일관되게 탐구하고 있으며 그런 의미에서 일종의 성장소설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주인공 허정훈은 수업과 편력, 방황과 전쟁과 폭동과 음모와 숙청과 갱생의 파란만장한 여정을 거쳐 자기 자신의 삶에 대한 확고부동한 이념에 이르게 된다. 그 고투하던 고독한 영혼은 파시즘의 확신을 통해 비관주의를 극복하지만 그 같은 확신은 더 큰 비극을 암시하면서 소설은 끝난다.
<인간의 길>은 허동식, 허선영, 허정훈으로 이어지는 한 가족 3대를 중심으로 1871년부터 1951년에 이르는 80년 간의 한국 근, 현대사를 다루고 있다. 작가는 이 소설에서 우리의 근대를 동아시아 문명이 전통적으로 수호해 온 인간적인 가치들이 붕괴하고 인간의 길(人道)에 대한 새로운 합의는 도출되지 못한 윤리의 암흑 시대로 파악한다. 때문에 작가는 근대를 `전쟁신들에 의해 다시 부활한 고대의 암흑기`라고 정의한다.
<인간의 길>은 도저히 항거할 수 없는 악신들이 날뛰는 광포한 바다 위에 내던져진 연약한 민족 속에 이 공포와 고통의 세계가 낳은 청년들이 저마다의 자치적 모랄을 수립하기 위해 투쟁하는 서사시의 성격을 갖는다. 이러한 서사시는 한국 현대 소설사에서 유례가 없을 만큼 강한 악마주의와 영웅주의의 탐구를 보여 준다. 이 소설에서는 동학혁명부터 한국전쟁에 이르는 근대사의 각 단계들과 무정부주의, 자유주의, 사회주의, 스탈린주의, 국가주의 등 근대사의 여러 이념들이 각각 곤(鯤), 여희(女嬉), 대우(大尤), 치우(蚩尤), 방황(?徨) 같은 동아시아 고대의 신화로 재해석되면서 `이성에 의한 탈마법화와 합리화라는 과정으로서의 근대`라는 상투적인 관점이 전복되고 근대로부터 벗어나려는 탈근대의 지향이 옹호된다. <인간의 길>은 포스트모던의 90년대적 관점에서 모던의 근대사를 재해석한 대표적인 역사소설이라 할 수 있다.

2. “전쟁의 불바다 속에서 나는 인간의 길을 보았다.”
`국가가 없으면 자유도 없다. 참된 국가를 재건하려는 위대하고 결정적인 하나의 범죄로부터 더 이상 죄가 없는 세상이 도래한다.`―국가주의를 극한까지 추구하는 허정훈. `인간의 길이 사라지고 없다면 내가 바로 인간의 길이다. 나는 자존의 벼랑 끝으로 내쫓긴 이 거지 같은 민족 속에서 처음으로 어떠한 중심도 거부한 유일한 인간이다.`―개인주의를 가능한 극한까지 살다 가는 유건희.
지난해 출간된 1, 2권은 팽팽하게 맞서는 이 두 악마적 초인(超人)들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었었다. 이번에 완간된 3권은 해방으로부터 6ㆍ25에 이르는 5년 간, 근대 이후 유입된 모든 이념들이 충돌하면서 마침내 한국전쟁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으로까지 치닫는 이 땅의 역사상 가장 참혹했던 시기를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국가적 가능성이란 어느 시대나 두 가지밖에 없네. 로마 아니면 유대야. 너희는 과거를 벗어 던지고 모든 이질적인 것들을 포용하여 동화시키며 패권적인 팽창을 하겠느냐? 그렇지 않으면 어떤 순수한 정신을 부여잡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잘아지고 쪼그라들어 2천 년 동안 모든 민족이 유리걸식을 하겠느냐? 나는 우리가 로마로 가야 한다고 생각해. 민중에게 애국주의의 열정을 불러일으키고 애국의 길을 가르쳐서 로마가 초라한 도시 국가에서 세계 제국으로 발전했던 그런 길을 걸어야 한다는 생각이네.”
근대사의 저주를 받은 민족으로 태어나 모든 불리한 전황(戰況)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오직 하나, 군대의 영웅주의만이 필요하다는 허정훈의 신념은 미증유의 혼란 속에서 더욱 견고해진다. 이 믿음은 남로당 숙군 대상자로 체포돼 죽을 고비를 넘기고, 전쟁의 불바다를 헤매면서도 그가 끝까지 삶을 포기하지 않도록 독려한 외줄기 빛이었다.
이와 함께 3권에서는 유건희로부터 그의 아들 유척기로 이어지는 남한의 시민자본주의와 온갖 뿌리뽑힌 인간들이 빚어내는 권력을 향한 음모와 욕망들이 거대한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생생하게 복원되고 있다.

3. <인간의 길>에 쏟아진 국내외의 반응들
<인간의 길>은 강한 카리스마를 가졌던 이 철권 통치자에 대한 관심을 부활시켰다. 작가는 과거에 대한 오해와 신비화를 극복하고 불행한 역사가 강요한 한국인들의 복잡한 정황을 묘사하려 했다.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 1997년 11월 16일자, 홍콩

<인간의 길>은 한국인들이 한강의 기적을 이룩하면서 감당해야 했던 독특한 정치적 체험을 다루고 있다. 이 소설은 그 체험의 중심에 있었던 외로운 독재자의 인간적인 면모를 새롭게 조명하고 있다. - 1997년 6월 8일자, 도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소장 평론가이자 대학에서 문학을 가르치는 젊은 교수인 그가 이
시기에, 그것도 박정희를 모델로 한 대하 역사소설을 쓰게 된 동기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불가능한 경우도 있겠지만 박정희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접어둘 수 있다면 이 소설은 새로운 소설이다. 한국 현대 소설사에서 거의 유래가 없는 영웅주의와 악마주의의 극한을 보여 주기 때문이다. -<시사저널> 1997년 5월 22일자

<인간의 길>은 이미 그 역량이 알려진 작가가 평생을 바칠 각오로 할 수 있는 모든 공력을 다 들였다고 한 것처럼 범상치 않은 규모의 작품이며, 근자의 거의 유일한 본격 정치소설이라 할 만하다. -<문학사상> 1997년 9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