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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멀리 되돌아오는 길
진형준 지음 | 1997년 9월 30일 [절판]
브랜드 : 살림
쪽수 : 162 쪽
가격 : 5,000
책크기 : 신국판
ISBN : 89-855-7776-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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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불문학자인 저자가 8년 간의 공백 끝에 펴낸 세 번째 평론집. 90년대 한국 문단의 이모저모를 들여다보면서 문인들의 힘겨운 고투와 모색의 과정을 솔직 담백하게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 변화와 수구의 긴장 사이에서 갈등하며 21세기적 전망을 모색하는 문단 풍경을 따뜻한 시선으로 응시하고 있는 이 책은, 특히 우리의 젊은 지성이 심취했던 프랑스의 현대 비평 정신을 찬찬히 돌아보며 우리를 진정 우리이게 할 수 있는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를 자문하고 있어 커다란 울림을 전해 준다.
1. <꽃을 떨궈 열매 맺을 때>
2. 성숙한 문학을 위하여
3. <너무 보수적인 우리 문단>
4. <바오밥 씨앗이 품은 진실>
5. 문학의 대중성. 상품성. 전통성의 문제
6. <아주 멀리 되돌아오는 길>
7. <동아시아 담론 사이를 가로지으며>
8. <소외된 삶의 존재론적 원형>
9. 신이현의 ‘숨어 있기 좋은 방’
불문학자 진형준 교수의 문학 평론집 <아주 멀리 되돌아오는 길>이 출간됐다.
`상상비평총서` 제4권으로 기획된 이번 평론집은 지난 89년 <또 하나의 세상>을 펴낸 이후 8년 만에 출간하는 저자의 세 번째 평론집이다.
평론집치고는 이례적으로 2백 페이지가 채 못 되는 얇은 책을 통해 진형준 교수는 70~80년대 격동의 청년기를 보내고 90년대 장년기로 접어든 문학인의 고뇌와 힘겨운 모색의 과정을 솔직하게 보여주고 있다.
“나는 두 가지를 동시에 반성해야 했다. 나의 뜨뜻미지근함에 대한 반성과, 치열함으로 위장된 자신의 모습을 즐기는 자기 스스로에 대한 반성.
그 반성의 결과는, 우습게도 한 걸음 물러선다는 것이었다. 그 한 걸음 물러섬의 덕으로 자기 스스로를 좀 객관화시켜 바라볼 수 있게 되지 않을까를 희망하며…….
여기 모은 글들은, 그렇게 한 발 물러서서 조금은 방심한 채 자신만을 추스리겠다는 욕심에 비교적 가까운 글이다. 그나마 이 에세이 풍의 글들이, 나와는 달리, 문학에 대해 변함 없는 열정을 지닌 치열한 정신들에게 자그마한 자양분이나마 될 수 있다면……. ”
-<책머리에> 중에서

계간 <상상>의 편집인이기도 한 진형준 교수는 이번 평론집에서 `문학의 위기`가 운위되는 90년대 한국 문단의 이모저모를 허심탄회한 눈길로 들여다본다.
변화하는 시대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가지 못해 부유하는, 아직도 `젊기만 한` 이 땅의 문학인들(<꽃을 떨궈 열매 맺을 때>)과 지난 시대의 도그마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문단의 보수성(<너무 보수적인 우리 문단>), 이러한 현실과 싸우며 새로운 대안을 찾아 고뇌하는 일단의 젊은 문인들(<바오밥 씨앗이 품은 진실>), 그리고 중문학자 정재서 교수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동아시아 다시 읽기의 움직임(<동아시아 담론 사이를 가로지르며>) 등 그가 포착해내는 풍경은 `저자 자신`을 여기까지 오게 했으며 앞으로도 함께 가야만 할 한국 문단의 가감 없는 현실이다.
특히 저자를 포함해 우리의 젊은 지성이 심취했던 프랑스의 현대 비판 정신을 찬찬히 돌아보며 우리를 진정 우리이게 할 수 있는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를 자문한 <주 멀리 되돌아오는 길> 한 세기를 마감하고 또 다른 한 세기를 디자인해야 할 시점에서 읽는 이에게 커다란 울림을 준다.
“그들이 우리와는 다르게 문화화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는 수도 없이 많이 들 수 있지만, 가장 신기하고 재미있었던 것은 실상 사람살이가 아니라, 바퀴벌레와 파리의 습성이었다. `바퀴벌레도 문화화된다!`하는 감탄을 자아낼 만큼 그들의 바퀴벌레와 우리나라의 바퀴벌레는 달랐다…바퀴벌레와 파리는 그들의 본능을 아무런 훼손 없이 직접 표현한다는 의미에서 문화화될 소지가 거의 없고 주변 환경의 차이에 의해서 그 표현이 달라질 여지가 거의 없는 듯 보이는 미물들이다. 그런데도 한국의 바퀴벌레와 프랑스의 바퀴벌레는 그 성격(!)까지 다르다. 하물며 바퀴벌레가 그러할진대 인간은 어떠하겠는가”
-< 멀리 되돌아오는 길>중에서

평문의 이로 정연한 틀에서 얼마간 벗어나 차분한 어조로 이야기를 전개해 가는 이번 글들은 그래서 젊은 시절, 서구의 현란한 이론을 좇아 먼 길을 떠났다가 이제야 비로소 우리의 본원(本源)으로 발길을 재촉하는 한 인문학자의 호소력 짙은 여행기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