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사람은 자신의 처지와 다른 사람의 처지를 끊임없이 비교해 나가게 된다. 때문에 사람들은 되도록 안정적인 직업을 취득하고, 좋은 배우자를 얻는 데에 주력하게 된다. 설령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이라도 그 사회에서 중요시하는 가치관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러한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은 일반적으로 ‘비정상적인’ 사람으로 취급되고 배제되기 마련이다.

  <편의점 인간>의 주인공인 후루쿠라는 어린 시절부터 비범한 면모를 보이며 자라났다. 그녀는 혹시라도 자신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지는 않을지 걱정하게 된다. 성인이 된 그녀는 어느 날 우연히 하게 된 편의점 알바를 천직으로 여기게 되면서, 드디어 자신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녹아들어 간 듯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후루쿠라 씨, 대단한데. 완벽해! 첫 계산인데 침착하게 잘했어요! 바로 그렇게, 그런 식으로! 자, 다음 손님!”

  사원의 말에 앞을 보니 할인 판매하는 주먹밥을 바구니에 잔뜩 담은 손님이 다가오고 있었다.

  “어서 오세요!”

  나는 아까와 같은 음색으로 큰 소리로 인사하고 바구니를 받아 들었다.

  그때 나는 비로소 세계의 부품이 될 수 있었다. 나는 ‘지금 내가 태어났다’고 생각했다. 세계의 정상적인 부품으로서의 내가 바로 이날 확실히 탄생한 것이다. (p.27)

  제155회 아쿠타가와 상을 수상한 무라타 사야카의 <편의점 인간>은 출판 이후부터 큰 관심을 받게 되었다.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다수 포함하고 있는 이 소설에서는 지극히 ‘정상’적인 세계에서 등장하는 비범한 인물의 일상이 그려진다. 결혼과 주거 문제를 고민하며 살고 있는 친구들과 달리 후루쿠라는 삼십 이후에도 편의점 알바 일을 지속적으로 행해나가고 있다. 과자 진열 및 상품 판매에 있어서는 그녀를 따라갈 자가 없었으나, 그 이외의 영역, 살림이나 결혼과 같은 부분에서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한편, 이 소설에서 또한 중요하게 등장하는 인물이 시라하 씨로, 원래는 후루쿠라와 같은 편의점에서 일하다가 해고당한 이로, 사회가 자신을 인정해주지 않는다는 논리로 자신을 감싸고 있는 인물에 해당한다. 사회의 가장자리에 존재한다는 공통점을 기반으로, 후루쿠라와 시라하는 겉으로는 사회의 시선에 맞추는 척을 하기 위해 계약적인 동거를 하고, 후루쿠라는 시라하의 강요에 의해 편의점을 그만두고 살림을 해나가게 된다.

  그러나 후루쿠라는 끝내 편의점으로 돌아오게 된다. 이러한 주인공의 선택을 지켜보는 독자에게 일차적으로 드는 감정은 경멸에 해당할 것이다. 사회적인 인식과 반하여 결국 편의점 인간이 되기로 결정한 그녀의 모습은 얼핏 보면 어리석게도 느껴지며, 불행하게도 느껴진다. 하지만 그 틈새에서 독자들은 또한 ‘부러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 사회적인 인식에 맞추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활동하기 위해 노력한 ‘정상’적인 독자들이 꿈꿨던 ‘비정상’적인 일탈을 후루쿠라라는 인물을 통해 대리만족을 하고 있는 셈이다. 돈과 명예, 그리고 주변의 인식과는 상관없이 자신의 길만을 걸어가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독자는 이중적인 감정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매년 독창적인 작품을 선출해내는 아쿠타가와 상이지만, 그중에서도 <편의점 인간>은 출간 당시부터 큰 주목을 받아왔다. 세간의 시선을 등지고 철저히 편의점을 위해 살아가는 한 인간의 모습을 보면서, 사람들은 무엇이 과연 정상적인 사람인지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그러한 ‘정상’과 ‘비정상’, 그리고 ‘경멸’과 ‘부러움’ 사이에 깔끔하게 나열된 문장들을 확인하면서 우리는 자신의 내면에 어떤 감각이 잠들어있는지를 살펴보게 되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