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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드 모파상 단편집 (큰글자 세계문학컬렉션 35)
기 드 모파상 지음 | 진형준 옮김 | 2021년 12월 15일
브랜드 : 살림
쪽수 : 216 쪽
가격 : 25,000
책크기 : 197.6*273
ISBN : 978-89-522-4136-8-0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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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독자의 눈높이에 맞춘 최초의 세계문학컬렉션
300여 편의 단편소설을 발표하여
서구 근대 단편소설을 꽃피운
기 드 모파상의 단편집
죽기 전에 읽어야 할 세계문학 버킷리스트!
세계 문학사에서 가장 뛰어난 단편 작가를 딱 한 명 꼽으라면 모파상의 이름을 드는 문학 연구가가 많다. 300여 편이라는 분량 때문이 아니다. 짧은 단편 안에 촌철살인 같은 인간의 심리가 압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의 짧은 단편들은 기나긴 대하소설을 읽은 뒤의 감동과 여운을 우리에게 전해준다. 인간의 내면에 깃들어 있는 추한 면을 꿰뚫어 보고, 진실을 추구하는 열정으로 빛나는 작가의 시선이 담긴 각 단편들을 잘 음미하며 작가의 시선을 따라가 보자.

큰글자로 읽는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
읽지 않는 고전은 없는 고전이고, 즐기지 못하고 감동을 주지 못하는 고전은 죽은 고전이다. ‘큰글자 세계문학컬렉션’은 마음을 풍요롭게 다스리고 날카롭게 자신을 마주하고 싶은 시니어 독자의 눈높이에 맞춘 최초의 고전문학선이다. 두껍고 지루한 고전을 친절하고 더 맛깔스럽게 재탄생시킨 ‘축역본’이자 글자 크기를 키워, 보다 편한 독서를 도와준다.
목걸이
비곗덩어리
달빛
의자 고치는 여자
머리다발
농부의 아내
베르트
후회
고백

『기 드 모파상 단편집』을 찾아서
루아젤 부인은 이제 폭삭 늙어버렸다. 강하고 우락부락하고 지독한 여자가, 가난에 찌든 단단하고 거친 여편네가 되었다. 머리도 제대로 빗지 못하고 치마가 모양 없이 구겨져도 태연했고, 붉은 손을 하고, 굵은 목소리로 지껄이고, 물을 풍덩풍덩 쓰면서 마루를 닦았다. 그렇지만 이따금 남편이 직장에 나가고 없는 동안 창가에 앉아서 그 옛날 자기가 그렇게도 아름다웠고 그렇게도 눈길을 받으며 여왕처럼 행세했던 무도회를 회상하곤 했다.
그 목걸이를 잃어버리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 누가 알겠는가! 인생이란 얼마나 기묘하며 변하기 쉬운 것인가! 그렇게 작은 것 하나로도 사람을 제대로 만들기도 하고 파멸에 빠지게도 하다니! _「목걸이」

여자들은 머리를 맞대고 목소리를 낮추었다. 제각기 의견이 속출해서 이야기는 아주 일반적인 문제로 번져갔다. 하지만 분위기는 절대로 상스럽지 않았다. 부인들은 지극히 노골적인 이야기를 할 때도 슬쩍 말을 돌릴 줄 알았고 교묘하고 세련된 표현을 찾아냈다. 외국인이라면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모를 만큼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사교계의 여성들이 누구나 뒤집어쓰고 있는 정숙이라는 엷은 베일은 표면만을 살짝 가리고 있는 법이어서, 실상 그녀들은 이렇게 잡스러운 이야기를 하면서 흥에 겨워하고 있었다. 그리고 마치 식도락을 즐기는 요리사가 남들의 식사를 준비할 때처럼, 관능적 쾌락을 음미하고 욕정을 주물럭거리면서 그것들을 속속들이 맛보고 있는 듯 쾌락에 빠져든 것이다. _「비곗덩어리」

마치 동화 속에 나오는 것 같은 밤이었어. 둥근 달이 하늘 한가운데 떠 있었어. 머리에 눈을 덮어쓰고 있는 높은 산들은 마치 은으로 만든 관을 쓰고 있는 것 같았어. 호수는 잔물결을 일으키며 달빛에 반짝이고 있었어. 대기는 정말 부드러웠어. 온몸이 나른해져서 기절 상태에 빠뜨릴 것 같은, 아무런 이유도 없이 우리를 깊이 감동시키는 그런 부드러움이었어. 아, 그 순간 우리의 영혼은 그 얼마나 예민해지고 얼마나 가냘프게 떨리는 것인지! 얼마나 빠르게 설레며 깊은 감동에 젖게 되는 것인지! _「달빛」

어느 날 밤, 나는 방에 나 홀로 있지 않다고 느끼고 갑자기 잠에서 깨어났다. 하지만 분명 나 혼자였다. 그렇지만 나는 다시 잠들지 못했고 열에 들뜬 듯 몸을 뒤척이다가 금발 머리다발을 보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머리다발은 평소보다 더 부드러웠고 생기가 넘치는 것 같았다. 죽은 사람이 돌아온 것일까? 머리다발에 입을 맞출 때 나는 거의 정신이 없었다. 나는 그것을 침대로 가져와 그것을 내 연인인 양 깊숙이 입을 맞추었다. _「머리다발」

사발 씨는 헐렁한 실내용 가운 차림으로 불가에 앉아 발을 벽난로 쪽으로 뻗었다. 분명 그의 삶은 망가진, 그것도 완벽하게 망가진 삶이었다. 물론 그도 사랑을 했었다. 하지만 매사가 그렇듯이 은밀하고 슬프게, 무기력하게 사랑했다. 그렇다, 그는 자신의 오랜 벗 상드르의 부인을 사랑했다. 아, 그녀가 처녀였을 때 그녀를 알았더라면! 하지만 그는 그녀를 너무 늦게 만났다. 그녀는 이미 결혼한 상태였던 것이다. 만일 그렇지 않았다면 그는 그녀에게 청혼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가 이미 유부녀임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처음 본 순간 그는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던 것이니! _「후회」

쉬잔은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싼 채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이 그토록 오래 사랑할 수 있었던 그 사람을 생각하고 있었다. 둘이 얼마나 행복한 삶을 누렸을 것인가! 그녀는 멀리 흐려진 과거, 영원히 잃어버린 과거 속에서 그를 다시 보았다. 오, 이미 죽어버린 사랑하는 사람을! 아, 그 생각만 해도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오, 그 입맞춤! 그의 단 한 번의 입맞춤! 그녀는 그 기억을 그녀의 영혼 속에 간직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이후로는, 아무것도, 그 이상 아무것도 그녀의 삶에 존재하지 않았다! _「고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