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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예술가의 초상 (생각하는 힘-세계문학컬렉션 85)
| 2023년 4월 10일
브랜드 : 살림
쪽수 : 156 쪽
가격 : 12,000
책크기 : 152*210
ISBN : 978-89-522-4724-7-0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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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니즘의 선두 주자
제임스 조이스가 개척한
새로운 예술가의 길!
예술가로서 나의 참모습은 살아오면서 겪은 일들의 의도적 재구성이 아닌
무의식적으로 드러난 ‘나’의 모습 그 자체!

『젊은 예술가의 초상』은 작가 자신이 예술가로 성장하기까지의 과정을 유년기까지 거슬러 올라가 보여주는 소설이다. 그러나 그 과정은 기존의 성장소설, 교양소설과 다르다. 기존의 교양소설이었다면, 그가 예술가가 되기까지 영향을 주었던 인물, 사건, 교육 등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가 전개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소설은 거기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지 않다. 초점은 지금 예술가가 된 자신의 내면의 풍경에 맞추어져 있다. 그리고 유년기의 경험들 중에서 자신의 내면에 떠오르는 사건들, 지금도 지워지지 않는 사건들을 마치 이미지처럼 단편적으로 보여줄 뿐이다. 게다가 그렇게 무의식적으로 떠오르는 생각들을 다듬거나 의도적으로 재구성하지 않고 그대로 서술한다. 그래서 장면 장면들이 단편적이고 논리도 없다.
왜 그런 방법을 썼을까? 예술가로서 나의 참모습은, 살아오면서 겪은 것들을 의도적으로 재구성하는 ‘나’에 있는 게 아니라, 그렇게 무의식적으로 드러난 ‘나’에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작가의 예술가로서의 참모습은 작가가 한 인간으로서 겪은 외적인 사건, 경험들에 들어 있는 게 아니라, 그런 단편적인 이미지를 통해 나타나는 자신의 무의식 속에 들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것이 조이스가 자유 연상의 기법, 혹은 의식의 흐름의 기법을 이 작품에서 사용한 이유이다. 그건 단순히 새로운 기법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에서 예술가로서의 참모습을 찾으려는 조이스가 걷게 된 필연적인 길이기도 하다. 외부에서 주어진 모든 가치를 거부하고 자신의 내면에 귀를 기울여야만 하는 현대 예술가가 걸어야만 하는 길. 따라서 제임스 조이스의 『젊은 예술가의 초상』은 조이스 자신의 초상이면서 현대 예술가들의 초상이 된다. 아주 불편한 초상! 그러나 그래도 들여다보아야만 하는 그런 초상!
『젊은 예술가의 초상』은 기존의 소설처럼 줄거리나 메시지가 확실한 소설은 아니다. 하지만 ‘예술가란 무엇인가?’라는 커다란 질문이 주인공으로 자리 잡고 있는 소설이라는 생각으로 다시 읽어보면 그 답은 너무나 명료하게 드러난다. 예술가란 자기 마음속 환영을 좇는 사람이다. 손으로 잡히지 않는 환상을 좇는 사람이다. 그에 비해 다른 목소리들은 모두 공허하다고 느끼는 사람이다. 다른 사람들이 다 중요하다고 하는 것도, 다 옳다고 하는 것도, ‘그게 아닌데……’라고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자기 마음속에서 울리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이다. 그래서 예술가는 고독할 수밖에 없다.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젊은 예술가의 초상』을 찾아서
• 생각하는 힘: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 시리즈 소개

은 문학평론가이자 불문학자로서 제2대 한국문학번역원 원장을 역임한 진형준 교수가 평생 축적해온 현장 경험과 후세대를 위한 애정을 쏟아부은 끝에 내놓는, 10년에 걸친 장기 프로젝트의 성과물이다. 『일리아스』와 『열국지』에서 『1984』와 『이방인』까지,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세계문학 고전을 총망라할 계획으로 이미 81권을 선보여 많은 독자의 호응을 얻었고 계속해서 후속 권들이 출간되고 있다.
은 진정한 독서의 길을 제시하려는 대단히 가치 있고 선구적인 작업이다. 우리 사회에는 ‘고전’을 읽어야 한다는, 그리고 반드시 ‘완역본’을 읽어야 한다는 주장이 팽배하다. 그러나 아이로니컬하게도 정작 그 작품들을 실제로 읽어본 사람은 거의 없다. 한마디로 ‘죽은’ 고전이다. 진형준 교수는 바로 그 ‘죽어 있는’ 세계문학 고전을 청소년의 눈높이, 마음 깊이에 꼭 맞춰서 누구나 읽기 좋은, 믿을 만한 ‘축역본(remaster edition)의 정본(正本)’으로 재탄생시켜냈다.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으로 만나는 새로운 세계문학 읽기의 세계

은 ‘축약본의 정본’을 지향한다. 이 목표에 걸맞은 알차고 풍성한 내용 및 구성은 책 읽는 즐거움, 앎의 기쁨을 배가해주고, 사고력과 창의성과 상상력을 한껏 키워줄 것이다.

• 쉽고 재미나는 고전 작품 읽기
고전이 더 이상 어렵고 지루한 작품이 아니라 친구 같은 존재가 된다. 현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눈높이, 마음 깊이에 딱 맞춘 문장과 표현으로 재탄생한 작품들을 통해 즐거운 독서의 세계에 빠져들 수 있도록 친절히 안내한다.

• 작가와 작품 세계를 한눈에 보여주는 도판과 설명
각 작품마다 시작 부분에 작가와 작품에 관한 다양한 시각 자료와 내용을 소개해놓았다. 저자는 어떤 사람인지, 왜 이 작품을 썼는지, 그리고 이 작품은 어떤 의미와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음미할 수 있게 한다.

• 이해의 폭과 깊이를 더해주는 흥미진진한 자료와 읽을거리
본문 중간중간에 작품 속 등장인물이나 주제, 맥락, 배경지식 등에 대한 다양하고 친절한 자료와 설명을 덧붙여놓았다. 이것을 바탕 삼아 스스로 더 많은 것을 알아보고 생각해볼 수 있도록 돕는다.

• 오늘을 살아가는 데 힘과 지혜를 주는 작품 해설
각 작품별 해설은 해당 작품의 주제와 시대배경, 작가의 세계관과 문제의식뿐 아니라, 현재 우리가 삶에서 맞닥뜨리는 여러 가지 일과 밀접하게 연관된 문제를 다양하고 폭넓은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 스스로 자기 인생과 세상의 주인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 능력과 지혜를 기르도록 이끌어준다.
옛날 옛적 아주 좋았던 시절에 음매 소가 길을 따라 내려오고 있었는데, 길을 따라 내려오던 그 음매 소가 터쿠라는 이름의 멋진 꼬마를 만났단다.
그의 아버지가 그에게 그 이야기를 해주었다. 아버지는 안경 너머로 그를 보고 있었다. 아버지 얼굴에는 수염이 텁수룩했다.
그 애는 베이비 터쿠였단다. 음매 소는 베티 번이 사는 길을 따라 내려왔지. 베티 번은 레몬 사탕을 팔고 있었단다._10쪽

그는 마음속 격렬한 갈망, 그 앞에서는 여타 모든 것들이 헛되고 낯설게 보이는 그 갈망을 없애려고 애썼다. 그가 도덕적으로 죄를 짓거나 그의 삶이 속임수와 허위로 얼룩지더라도 개의치 않았다. 그의 내부에는 엄청난 죄를 향한 욕망이 자라고 있었다. 그에게 그 죄를 실현하겠다는 내부의 거친 욕망 외에는 그 어느 것도 신성한 것이 없었다. 낮이나 밤이나 그는 바깥 세계의 뒤틀린 이미지들 속에서 움직였다. 낮에는 그에게 얌전하고 결백해 보였던 얼굴들이 밤이면 음탕한 간계로 빛나는 얼굴과 야수처럼 쾌락으로 빛나는 눈을 한 채, 어두운 잠을 뚫고 그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아침이 되면 어두운 광란에 휩싸였던 것을 희미하게 기억해내고, 모욕적인 탈선의 느낌을 생생하게 느끼면서 고통스러워했다.
_82쪽

그게 전부가 아니다. 하느님의 정의는 사람들 앞에서 그 진실성을 입증해야만 한다. 개별적인 심판이 내려진 후에도 전체에 대한 심판이 남아 있다. 최후의 날이 왔다. 심판의 날이 다가왔다. 하늘의 별이 지상으로 떨어지고 태양은 상복처럼 되어버리고 달은 핏빛이 되었다. 하늘이 두루마리처럼 말려 버리고 대천사 미카엘이 나타났다. 그는 한 발은 바다에, 한 발은 육지에 디딘 채 대천사의 나팔을 요란하게 울려, 죽음의 시간을 알린다. 세 번에 걸친 대천사의 나팔 소리가 우주 전체에 울려 퍼진다. 이제까지 시간이 존재했지만 더 이상 시간은 존재하지 않으리라._95~96쪽

그것은 그의 영혼에 대고 외치는 생명의 부름이었지, 이 세상의 의무와 절망에 가득 찬 따분하고 추잡한 목소리가 아니었다. 거친 단 한순간의 비상이 그를 해방시켰고, 억눌렸던 그의 입술을 통해 나온 승리의 외침이 그의 뇌를 열어젖혔다._139쪽

그의 영혼은 수의를 벗어버리고 소년 시절의 무덤에서 솟아나왔다. 그렇다! 그래, 정말 그렇다! 그는 자신과 같은 이름을 가진 위대한 장인 다이달로스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영혼의 자유와 힘으로, 아름답고 실체가 없으며 영원불멸의 새로운 생명체를 당당하게 창조해내리라._139쪽

그는 나른하게 졸음을 느끼며 눈을 감았다. 그의 눈꺼풀은 마치 지구의 거대한 자전 운동을, 그 자전 운동을 바라보는 천체를 느끼듯이, 어떤 새로운 세상의 신기한 빛을 느끼듯이 바르르 떨렸다. 그의 영혼은 정신을 잃어가면서 그 어떤 새로운 세상, 마치 바다 밑처럼 환상적이고 희미하며, 불확실한 세상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하나의 세상, 하나의 빛, 혹은 한 송이 꽃?
반짝이며 떨리고, 떨리면서 펼쳐지는, 그러면서 터지는 빛 혹은 피어나는 꽃처럼 그것은 스스로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었다. 짙은 선홍색으로 터지고 펼쳐졌다가, 파리한 장미색으로 시들고, 한 잎, 한 잎, 빛의 한 줄기 한 줄기가 점점 그 색이 진해지면서 부드러운 홍조로 하늘 전체를 물들였다._14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