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출판사가 출판한 책 현재 2,336  
살림출판사홈 > 살림의 책 > 전체도서목록
편의점 인간
무라타 사야카 지음 | 김석희 옮김 | 2016년 11월 1일
브랜드 : 살림
쪽수 : 192 쪽
가격 : 12,000
책크기 : 188*127
ISBN : 978-89-522-3526-8-03830
• Home > 브랜드별 도서 > 살림
• Home > 분야별 도서 > 문학
“아쿠타가와 역사상 최고의 작품! ”
18년 차 편의점 알바생의 자전적 소설!
일본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제155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편의점 인간』이 한국에서 출간되었다. 저자 무라타 사야카는 실제 18년째 편의점에서 알바를 하는 여성 작가로, 시상식 당일에도 “오늘 아침에도 편의점에서 일하다 왔다”며 “내게는 성역 같은 곳인 편의점이 소설의 재료가 될 줄은 몰랐는데 이렇게 상까지 받았다”는 수상소감을 전했다. 출간 직후 일본 아마존 문학 부문 1위에 올라 현재까지 베스트셀러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서른여섯 살의 주인공 ‘후루쿠라 게이코’는 모태솔로에다 대학 졸업 후 취직 한번 못 해보고 18년째 같은 편의점에서 알바를 하고 있다. 계속 바뀌는 알바생들을 배웅하면서 여덟 번째 점장과 일하고 있는 게이코는 매일 편의점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고 정해진 매뉴얼대로 정리된 편의점 풍경과 “어서 오십시오!”라는 구호에서 마음의 평안과 정체성을 얻는다. 하지만 적당한 나이에 일을 얻고 가정을 꾸린 주위 사람들의 수군거림에서 게이코는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런 그녀 앞에 백수에 월세가 밀려 살던 집에서도 쫓겨나고 항상 남 탓만 하는 무뢰한, ‘시라하’가 나타나면서 겉보기에 평안한 그녀의 삶에 균열이 가기 시작하는데….

출판사 리뷰

우리는 모두 서로 전염시키며 ‘보통 인간’인 척
살아가고 있다
2016년 여름 특이하게 일본 도쿄의 한 편의점에서 소설가의 사인회가 열렸다. 사인회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편의점에서 18년째 알바를 하고 있는 여성 작가 무라타 사야카. 그녀는 편의점에서 알바한 경험을 녹여낸 자전적 소설 『편의점 인간』으로 2016년 일본에서 가장 권위 있는 순수문학상인 제155회 아쿠타가와상을 받았다. 이번 수상은 이례적으로 문단뿐 아니라 언론을 비롯한 일본 전역까지 술렁이게 했다. 저자의 독특한 이력에 더하여, 편의점이라는 현대를 대표하는 공간을 배경으로 날카로운 현실 묘사와 유머 넘치는 풍자가 한데 어우러진 뛰어난 작품성이 모두의 이목을 사로잡은 것이다.
『편의점 인간』은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를 무엇으로 구분하고 정의할 것인지에 대한 화두’를 던지는 작품이다. 어떤 나이가 되면 이루어야 하는 것들, 이를테면 취업과 결혼, 그 이후에는 출산과 육아, 내 집 마련 등 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보통 인간’이 되기 위한 수많은 규격을 마주한다. 그 규격에 맞추기 위해 세상이 요구하는 매뉴얼대로 서로를 흉내 내고 때론 거짓말도 하며 ‘보통 인간’인 척하며 살아간다.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에는 남들의 수군거림과 손가락질 그리고 비난과 따돌림을 고스란히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편의점 알바로 ‘태어나면서’
비로소 세계의 부품이 될 수 있었다.”
이 소설의 주인공 후루쿠라 게이코 역시 이런 세상의 요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다양한 일을 겪으며 본인이 다소 이상한 아이란 걸 깨달은 게이코는 대학 1학년 때 편의점 알바를 시작하며 처음으로 정상적인 ‘세계의 부품’이 되는 순간을 맞이한다. 그 이후로 18년째 같은 편의점에서 알바 중인 그녀는 ‘편의점의 소리’가 자기 안에 새겨진 듯 여기고 꿈속에서도 편의점 계산기를 두드린다. 게이코는 편의점 안 자신을 가게의 일부처럼 여기며, 그곳의 완벽한 매뉴얼에 따를 때 평안함과 자신의 정체성을 느낀다. 하지만 편의점을 핑계 삼아 ‘보통 인간’인 척 살아가던 그녀도 서른여섯 살이 되자 더 이상 ‘편의점 알바생’으로는 정상적인 인간인 척 아가기가 어려워진다. 연애도 결혼도 하지 않고 변변한 직업 한번 가져본 적 없는 그녀를 ‘비정상’이라 의심하는 사람들에게 더 이상 지병이나 집안 사정 핑계가 통하지 않게 된 것이다. 그런 그녀 앞에 ‘시라하’라는 남자가 나타나면서 가지런히 진열된 편의점 매대와 같던 그녀의 일상이 어질러지기 시작한다.

“나를 아는 모든 사람으로부터 나를 숨겨줘요.”-시라하
“모두가 이상하게 여기는 부분을 내 인생에서 소거하고 싶어요.”-게이코
시라하는 서른다섯 살 먹은 대학 중퇴자에, 입만 열면 세상 탓이나 하는 꼴불견이다. 그나마 ‘결혼 활동’을 위해 시작했다던 편의점 알바도 몇 주 만에 잘릴 만큼 무능력하기까지 하다. 잘린 편의점 근처에서 다른 여자를 스토킹하다가 마주친 게이코에게 제 주제도 모르고 ‘그 나이에 편의점 알바나 하는 밑바닥 인생’이라며 폭언을 퍼붓는 시라하. 하지만 묘하게 닮은 듯한 둘은 보통 인간이 아니면 무례하게 간섭하는 사람들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동거를 시작한다.
시라하는 단지 사회의 규격에 맞추지 않았다고 해서 인생을 간단히 강간해버리는 사람들로부터 숨기 위해서, 게이코는 편의점 알바로 계속해서 보통 인간인 척하며 살기 위해 동거를 시작했지만 동거 이후의 삶은 녹록지 않다. 끊임없이 보통 인간이 되기 위해 애쓰는 그들 앞에 사람들은 계속해서 평균적인 인간의 규격에 맞추라고 강요한다. 무라타 사야카는 이 기묘한 동거와 사람들의 강요를 우스꽝스럽게 그려내면서 우리에게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도 이 같은 질문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집 외에 현대인들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곳이라는 편의점이란 공간을 배경으로 마치 CCTV로 지켜보는 듯한 극사실주의로 묘사된 우리네 삶을 보고 있노라면 그야말로 ‘웃픈’ 실소가 흘러나온다. 『편의점 인간』은 연애‧출산‧결혼 세 가지를 포기한 삼포세대조차 이미 사어가 되어버린 오늘, 정상과 비정상의 기준, 쓸모 있는 것과 없는 것, 배제된다는 것의 의미를 되새겨보게 한다.
“그곳에서밖에 살지 못하는” 안도와 애처로움, 『편의점 인간』편의점은 어딘가 그리움이 감돈다. 근처에 있으면 안심하고, 무의식중에 발길이 가 닿는다. 밤에는 그곳만 밝게 빛나고 있어 한시름 놓는 그곳은, 설날이든 오봉절이든 상관없이 영업한다. 전국 어디에나 있고, 놓인 상품도 같은 체인점이라면 큰 차이가 없다. 품질도 일정하게 보증된다. 점원은 반갑게 맞아준다. 우리는 부지불식간에 ‘편의점 의존증’에 빠지기 쉽다고 하면 과장일까. (…)
주인공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까닭은, 사회 쪽에서 보면 인간으로 채 성장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적응할 수 없는 인간 쪽에서 사회를 보면, 사회가 말하는 ‘보통’이란 무엇인가라고 항변하는 작품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내가 가장 먼저 느낀 건 ‘주인공의 애처로움’이었다. 그녀는 18년간 열심히 일했다. 시급 계산이 불안정한 아르바이트라는 처지를 감수해야 하고, 보너스도 건강보험도 없다. 편의점 쪽에서 보면 매우 부려먹기 편리한 노동자다. 일하는 법을 잘 익힌 베테랑 점원으로, 신입 교육도 가능하다. 싼 임금으로 구할 수 있고 언제든 목을 자를 수도 있다. 기업은 그녀를 착취하고, 그녀를 소비하며, 아마 일처리가 못마땅하면 아예 버릴 것이다. 한편 그녀는 편의점이 너무 좋고, 거기서 일하는 걸로 크나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큰 시스템의 부품이 되는 안도감짓궂게 말하면, 거기에는 ‘종속의 기쁨’이 있다. ‘큰 시스템의 부품이라야 안심한다’고 해도 좋다. 이 소설에는 극단적으로 전형화된 등장인물이 몇 명 나온다. 미리 만들어진 캐릭터가 교착하는 걸로 이야기가 태어나고 있다.
그 필두는 일할 마음이 전혀 없는 서른다섯 살의 남자. 주인공과는 다른 범주의 사회부적응자로, 사회의 가치관은 잘 알고 있지만 게으름 때문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멸의 길을 걷고 있다.
‘보통’이 되지 못하는 대조적인 인물을 주인공 외에 또 한 명 등장시킴으로써, 주인공 여성의 비정상을 철저하게 도드라지게 한다. 그리하여 그녀의 이상함이 사실은 우리의 어느 부분을 극단적으로 확대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녀에게 곧이곧대로 공감할 수 있는 독자는 적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녀에게서 기묘한 애처로움을 느끼는 독자는 적지 않을 듯싶다.

_시게사토 데쓰야(重里徹也. 문예평론가, 쇼토쿠聖徳 대학 교수), 「마이니치신문」

모든 사회생활 자리에서 자신이 ‘이물질’이란 걸 깨닫고 있음에도, 자신의 무엇이 ‘나쁜’ 것인지는 늘 모른다. 아쿠타가와상 수상작인 이 작품의 주인공을 통해 엿보이는 것은 나 자신에게도 매우 친숙한 그런 세계다. (…)
작품 종반에 이르면 편의점은 게이코에게 ‘주위와 똑같음’을 담보하기 위한 장치가 이미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그때 독자는 ‘보통’과의 오랜 싸움 저편에 있는 세계를 예감하고 희망을 느낄 것이다.
_나가시마 유리에(長島有里枝. 사진가), 「요미우리신문」
제목대로 편의점에서 일하는 한 여성의 이야기이다. 그녀는 사회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정서를 이해할 수 없는, 이른바 발달장애자 같은 인물인데,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면서 인생이 완전히 바뀐다. (…)
무라타 사야카는 지금까지 세계/사회와 어긋버긋할 수밖에 없는 인간이, 세계/사회의 왜곡과 모순에 스스로를 순치시켜감으로써, 마침내 사는 보람 같은 것을 얻는다는 이야기를 반복해서 써왔다. 물론 이는 그로테스크한 이야기이다.
그러나 그것을 마치 긍정하듯이, 긍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듯이, 긍정하는 게 옳다고 말하듯이 묘사해나가는 점이 이 작가의 진면목이다.
저자가 지금도 실제로 편의점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이 화제가 되었지만, 이 소설은 이른바 ‘프리터 소설’의 문제 영역에서 벗어나고 있다. 무라타 사야카가 상대하고 있는 것은 더 보편적인 주제이다.

_사사키 아쓰시(佐々木敦. 평론가, 전 와세다 대학 교수), 「도쿄신문」

“왜 결혼 안 하니?” “왜 아르바이트를?”
: 무례하게 묻는 ‘보통’ 쪽을 간파하는 눈“왜 결혼 안 하니?” “왜 아르바이트를?”
‘왜’라는 습관적인 수식어가 붙을 때면, 그 일에는 이유가 요구된다. 입방아에 오른 인간은, 그 답이 사실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기에, 답은 상상도 할 수 없다. (…)무라타 사야카는 이 작품처럼 기발한 인간상이나 강렬한 디스토피아를 그려온 작가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그러나 미시마유키오상 수상작인 『하얀 거리, 그 뼈의 체온』에 오면 인상이 일변한다. 거기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은 사회의 흔한 잔혹함 속에서 어떻게 ‘보통’으로 숨 쉬며 살아갈까 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다.‘보통’이란 무엇인가. ‘정상’은 또 어떤 모습인가. 몇 번씩이고 뒤집어 날마다 비추어 보며, 그 의미를 한결같이 물어온 작가의 참으로 멋진 도달점 『편의점 인간』. 아쿠타가와상 수상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_구라모토 사오리(倉本さおり. 서평가), 「산케이신문」

이 소설은 세간의 ‘상식’을 거꾸로 돌리는, ‘편의점 인간’이라는 ‘생물’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 사람들의 수상함을 ‘어때, 이래도야’라고 묘사한다. 수족관 속 물고기가 인류의 생태를 관찰하는 시점으로.
무라타 사야카 작품이 주는 맛은 여성성이 독특하게 얽힌 ‘짜릿하고 뜨끔한 느낌’이다.
전작 『살인 출산』 『소멸 세계』는 생식(生殖)을 모티프로 한 ‘SF 디스토피아 소설’이다.
그것이 『편의점 인간』으로 단숨에 예술 지평의 폭을 넓힌 감이 있다.
무라타 사야카 식 ‘짜릿하고 뜨끔한 느낌’이 이 작품에서 무기로 기능하면서, “에이… 이상한 건 그쪽이잖아?” 하고 호소한다. (…)
어떤 노동에 특화됨으로써 가능해진 신종 프롤레타리아의 문학. 게이코가 살고 있는 곳은 노동소외가 첨단인 세계이다. 독자는 때때로 웃음을 터트리거나, 때론 진땀을 흘리며, 풍경이 반전하는 느낌을 맛볼 것이다.

 _사이토 미나코(斎藤美奈子. 문예평론가), 「아사히신문」
잠이 오지 않는 밤에는 지금도 꿈틀거리고 있는 그 투명한 유리 상자를 생각한다. 가게는 청결한 수조 안에서 지금도 기계장치처럼 움직이고 있다. 그 광경을 상상하고 있으면, 가게 안의 소리들이 고막 안쪽에 되살아나 안심하고 잠들 수 있다.
아침이 되면 또 나는 점원이 되어 세계의 톱니바퀴가 될 수 있다. 그것만이 나를 정상적인 인간으로 만들어주고 있었다.
-p.33

특히 말투에 관해서 말하자면, 가까운 사람들의 말투가 나에게 전염되어, 지금은 이즈미 씨와 스가와라 씨의 말투를 섞은 것이 내 말투가 되어 있다.
대다수 사람들이 그렇지 않을까 하고 나는 생각하고 있다. 전에 스가와라 씨의 밴드 동료들이 가게에 얼굴을 내밀었을 때 그 여자들의 옷차림과 말투는 스가와라 씨와 비슷했고, 사사키 씨도 이즈미 씨가 들어온 뒤로는 “수고하십니다!” 하는 말투가 이즈미 씨와 똑같아졌다. 이즈미 씨가 전에 일했던 가게에서 친하게 지냈다는 주부가 일을 도우러 왔을 때는 옷차림이 이즈미 씨와 너무 비슷해서 착각할 뻔했을 정도다. 내 말투도 누군가에게 전염되고 있을지 모른다. 우리는 이렇게 서로 전염하면서 인간임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p.36

“하지만 이상한 사람으로 여겨지면, 나를 이상하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이 꼬치꼬치 캐묻잖아? 그런 귀찮은 상황을 피하려면 그럴 듯한 변명이 있어야 편리해.”
이상한 사람한테는 흙발로 쳐들어와 그 원인을 규명할 권리가 있다고 다들 생각한다. 나한테는 그게 민폐였고, 그 오만한 태도가 성가시게 느껴졌다. 너무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면, 초등학교 때처럼 상대를 삽으로 때려서 그러지 못하게 해버리고 싶어질 때가 있다.
-p.73

“모두 보조를 맞추지 않으면 안 돼요. 30대 중반인데 왜 아직도 아르바이트를 하는가. 왜 한 번도 연애를 해본 적이 없는가. 성행위 경험이 있는지 없는지까지 태연히 물어봅니다. ‘창녀와 관계한 건 포함시키지 말고요’ 하는 말까지 웃으면서 태연히 하죠, 그놈들은. 나는 누구한테도 폐를 끼치고 있지 않은데, 단지 소수파라는 이유만으로 모두 내 인생을 간단히 강간해버려요.”
-p.109

“보통 사람은 보통이 아닌 인간을 재판하는 게 취미예요. 하지만 나를 쫓아내면 더욱더 사람들은 당신을 재판할 거예요. 그러니까 당신은 나를 계속 먹일 수밖에 없어요.
-p.150

나는 문득, 아까 나온 편의점의 유리창에 비친 내 모습을 바라보았다. 이 손과 발도 편의점을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하자, 유리창 속의 내가 비로소 의미 있는 생물로 여겨졌다.
“어서 오십시오!”
-p.1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