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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에는 다 계획이 있다
임여정 지음 | 2022년 4월 8일
브랜드 : 살림
쪽수 : 284 쪽
가격 : 14,500
책크기 : 140*205
ISBN : 978-89-522-4394-2-13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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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교사이자 엄마로서 바라본
최고급 사교육 열풍의 민낯
평범한 초등 교사,
‘이상한 나라’ 압구정에 들어가다

평범한 초등학교 교사였던 저자는 결혼 후 압구정동에 터를 잡고 살게 되었다. TV 드라마 속의 이야기로만 경험해본 터라 편견과 걱정으로 가득했던 압구정으로의 입성 후 저자가 느낀 압구정은 여러모로 특이했다. 아파트의 외관은 허름하지만 주차장에는 외제차가 수입차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집값과 물가가 터무니없이 높아 부모의 도움 없이 거주하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부의 대물림이 실현되는 산 현장이다.
시간이 지나 저자가 임신 후 출산을 준비하면서 본격적으로 압구정의 육아와 교육의 고찰이 시작된다. 실제 경험을 기반으로 태아 보험, 산후조리원, 베이비시터, 어린이집, 놀이학교, 영어 유치원, 문화 센터 수업 등 많은 예비 엄마들과 부모들이 궁금해 하는 부분에 대한 유용한 육아 관련 정보와 조언을 전한다.

‘프리미엄’과 ‘최고급’ 뒤에 가려진
내 아이의 찬란한 찰나의 순간

압구정의 육아는 산후조리원에서부터 시작되고, 사교육은 돌이 되기 전부터 시작된다. 비싼 요금을 지불하는 가치는 충분하나 결코 적지 않은 돈이 아니기에 쉽게 선택할 수 없는 ‘프리미엄 산후조리원’에 가고 싶지 않은 사람은 드물 것이다. 서비스와 질적 차이에서 기인하지만 실상 산후조리원의 선택이 중요한 이유는 산후조리원 동기, 일명 ‘조동’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비슷한 시기에 아이를 낳은 조동끼리 시간이 흘러 조리원 동기 문화를 통해 내 아이의 첫 친구를 결정짓게 한다. 이처럼 프리미엄 산후조리원은 내 아이의 인맥 형성을 위한 장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인맥을 위한 ‘돌 이전의 사교육’이라는 말이 주는 이질감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게 산후조리원에서 생활하는 시기를 지나면 육아로 인한 현실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혹은 생활에 여유를 가지기 위해 베이비시터를 고용하곤 한다. 하지만 시터를 고용함에 앞서, 큰 비용을 들여 고용했다는 이유로 어렵고 힘든 일은 시터가 담당해야 한다는 생각과 시터를 고용한 시간 동안 부모가 보호자로서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은 반드시 지양해야 한다. 육아에서 어렵고 힘든 일은 중요한 일인 경우가 많으니 시터에게 육아의 전반을 맡기는 일은 결국 아이에게 엄마라는 존재가 안정감과 편안함을 주는 존재로 각인될 수 없게 만들어 버린다. 그렇게 육아의 전반을 시터의 손에 의존하게 된다면 내 아이가 자라는 그 짧고 소중한 찰나의 순간을 영원히 잃게 된다는 말이기도 하다.
아이는 결코 혼자 자라지 않는다. ‘아이 한 명을 키우는 데는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라는 말이 있듯이, 반대로 충분한 관심과 애정이 없으면 아이는 제대로 성장하기 어렵다. 여유를 가지고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 시터를 고용하는 것은 좋지만, 시터가 부모의 역할을 대신하는 것이 정말 괜찮은지 다시 한번 잘 생각해보아야 한다. 따라서 부모의 역할을 다 하면서 시터를 고용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아이에게 안정감을 주는 것은 부모인가, 시터인가?
아이를 키우는 단 하나의 목표,
내 아이를 행복한 아이로 키우는 것

파닉스, 숏바울, CVC 단어 읽기, 영어 문장으로 대화 주고받기 등. 압구정의 좋은 영어 유치원에 입학하기 위해 4살 아이들이 통과해야 하는 시험의 조건이다. 평범한 성장 속도에 따르면 4살 아이들이 할 수 없는 것들이다. 그런데 이런 고난이도의 입학 테스트마저 이 테스트를 볼 수 있는 자격을 얻는 또 하나의 테스트를 통과해야만 볼 수 있다. 이처럼 아이들은 입시와 다를 바 없이 힘들고 치열한 과정을 겪어야만 이제 고작 영어 유치원에 입학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것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 테스트들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아이들은 또 사적으로 과외 수업을 받는다. 사교육을 위한 사교육의 행렬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다 너를 위한 일이야’ ‘우리 아이가 좋아해서…’라는 말로 부모는 자신의 눈을 가리고 부모를 위해 자유로운 생각과 그 나이에 맞게 놀고, 자랄 시간을 반납하는 아이를 보지 못한다. 학원은 이런 부모의 불안한 마음을 건드리고, 부모는 그 불안감을 아이를 위한 일로 단정 지어 진정으로 아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채지 못한다. 누구를 위한 선행 학습인지, 지금 느끼는 감정이 불안인지 욕심인지 잘 생각해보아야 한다.
육아에서는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있고, 살 수 없는 것이 있다. 부모는 누구나 내 아이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고 싶어 한다. 부모로서 내 아이에게 최선을 다하고 싶고, 최고를 선사하고 싶은 마음은 중요하지만 그럼에도 육아에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 분명 존재한다. 아이에게 최고급 제품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부모의 관심과 애정, 그리고 사랑이다. 아이를 위해 돈이 아닌 본인의 시간을 기꺼이 내어줄 준비가 되어 있는 부모라면, 육아에 있어서 돈보다 더 중요한 무기를 가진 셈이다.
최고급 사교육, 최고급 제품에 가려 정작 중요한 것을 소홀히 하지 않았는지 생각하고, 내 아이를 처음 만났을 때 가졌던 부모로서의 다짐이 무엇이었는지를 잊지 말아야 한다. 나중에 맞이할 행복을 위해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포기한다고 해서 아이들이 나중에 반드시 행복할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 부모는 없고 학부모만 가득한 곳에서 여러분은 부모가 될 것인가 학부모가 될 것인가?
추천사
프롤로그_외지인의 시선에서 바라보다

제1장 평범한 초등 교사, 압구정 맘이 되다
엄마가 되기 전엔 이해할 수 없었던 것들 | 10살짜리 아이가 시험지를 고친 이유는? | 이상한 나라, 압구정에 들어오다 | 압구정, 그곳이 알고 싶다 | 동네 친구를 만들기 위해 ‘강남맘 카페’에 가입하다 | 출산을 준비하며 알게 된 것들

제2장 압구정의 육아는 산후조리원에서부터 시작된다
김태희가 선택한 산후조리원에 가다 | 프리미엄 산후조리원 내에도 꼬리칸은 존재한다 | 프리미엄 산후조리원의 서비스는 입소 전부터 시작된다 | 프리미엄 산후조리원의 서비스는 퇴소 후에도 계속된다

제3장 압구정의 시터 문화
조리원이 천국이라는 말은 혹시 조리원 밖은 지옥이라는 말인가요? | 압구정에서 시터 없는 엄마 찾기란 사막에서 바늘 찾기 | 시터를 쓰는 것은 쉽지만, 시터를 잘 쓰는 것은 어렵다 | 시터를 잘 쓴다는 것 | 좋은 시터를 만나는 것은 삼대가 덕을 쌓아야 가능하다 | 거짓말쟁이 시터 일화

제4장 압구정 영유아 사교육의 세계
압구정의 사교육은 돌 전에 시작된다 | 압구정의 아기들은 어린이집을 안 가고 어디를 갈까? | 어린이집에는 있지만 놀이학교에는 없는 것들, 그리고 그로 인해 생긴 일들 | 놀이학교 퇴소 후 이야기 | 매년 10월이면 압구정에는 전쟁이 난다

제5장 영어 유치원 편
4세, 입시를 준비할 나이 | 30분에 15만 원인 5세 입시 과외가 있었다 | 영어 유치원에서는 영어를 끝내야 한다 | 영어 유치원을 다니려면 과외를 해야 한다고요? | 우리 아이는 학습식 영어 유치원을 좋아해요. 사실일까? | 7세에 영어 유치원을 그만두는 이유 | 영어 유치원은 영어를 배우는 곳인가, 영어로 배우는 곳인가?

제6장 압구정 사교육 열풍의 민낯
엄마들의 학원 쇼핑, 내 아이의 재능 찾기 | 학원은 엄마의 불안을 건드리고, 엄마의 불안은 아이의 자존감을 건드린다 | 창의력을 길러준다는 체험 수업의 허점에 대하여 | 당신의 아이가 학원에선 고1 수학을 배워도, 5학년 학교 시험은 100점을 못 맞는 이유 | 미국에선 학교를 잘 다니던 아이가 한국 영어 학원에 오면 벼락 바보가 되는 이유

제7장 압구정의 가정 교육
압구정에는 화목한 가족들이 많다 | 압구정의 아이들은 순하다 | 순한 것과 순응적인 것은 한 끗 차이다 | 티셔츠 한 장에 30만 원짜리를 입는 아이들 | 가족 식사는 허기를 채우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 압구정에는 부모는 없고 학부모만 가득하다

제8장 압구정 엄마들의 사생활
압구정의 엄마들이 호텔에 가는 이유 | SNS 속의 그녀를 믿지 마세요 | 압구정 엄마들은 스스로 행복해지는 방법을 알고 있다 | 압구정 엄마들 모임의 필수품은 에르메스 백 혹은 자존감이다 | 돈 잘 쓰는 엄마들 | 엄마라는 이름의 의리는 압구정에서도 통용된다 | 대기 없이 유치원에 입학하는 방법, 압구정 엄마들의 인맥 | 부자들은 건강을 운에 맡기지 않는다

제9장 육아에서 돈으로 살 수 있는 것들
부모는 누구나 내 아이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고 싶다 | 누구나 편하게 육아하고 싶다 | 그럼에도 육아에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 있다 | 압구정의 슬기로운 코로나 생활

제10장 아이가 하고 싶은 말, 엄마가 하고 싶은 말
우리는 나중에 행복할 거니까 지금은 행복하지 않아도 되나요? | 엄마, 우리는 말은 할 줄 알지만 아직 마음을 표현하기는 어려워요 | 압구정에서 일반 유치원이 사라지고 있다 | 우리가 결국 자녀에게 남겨줄 수 있는 것은 ‘뿌리’와 ‘날개’이다

에필로그_육아는 종교나 정치보다 예민하므로
나는 어린이집이 무조건 더 좋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앞서 언급했듯 분명 놀이학교가 어린이집보다 좋은 점도 있다. 그러나 나는 잠시지만 아이를 놀이학교에 보내며 3살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최고급 시설이나 화려한 커리큘럼이 아니라는 확신은 들었다. 느릴지언정 빠르지 않은 교육, 다채롭진 않지만 안정감 있는 교육, 적어도 영유아기의 아이들에게는 그런 교육이 필요한 시기라는 확신이 들었고,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다. 그래서 우리 아이는 여전히 어린이집을 다니고 있다.
- '어린이집에는 있지만 놀이학교에는 없는 것들, 그리고 그로 인해 생긴 일들' 중에서

얼마 전 아는 엄마에게 족보를 받았다. 대학생 때나 있던 족보가 어쩐 일로 나에게 왔을까? 알고 보니 그 엄마는 동네에서 제일 유명한 영어 유치원을 다니는 자녀를 두고 있었다. 첫째가 곧 유치원에 갈 나이인 것을 아는 엄마가 나를 배려해 보내준 것이 바로, 그 영어 유치원의 족보였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아이를 이곳에 보내고 싶어 열을 올리기에, 족보까지 돌아다니는 것일까? 명심할 것은, 이 족보를 보는 아이는 고작 4세라는 점이다.
- '4세, 입시를 준비할 나이' 중에서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이 있는 법이다. 한정된 시간에 영어 실력이 급속도로 성장한다는 것은 결국 영어 이외의 다른 부분의 발달이 지연되거나 안 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나는 영어도 중요하지만, 유아기는 영어 능력 이외에도 중요한 것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영어 유치원을 보낸다면 적어도 ‘영어로 배우는 곳’을 선택하려 한다. 눈에 보이는 효과는 크지 않지만 아이들의 발달이 고루 이루어지는 곳, 학습의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시되는 곳, 그런 곳으로 보내고 싶다.
- '영어 유치원은 영어를 배우는 곳인가, 영어로 배우는 곳인가?' 중에서

한번 학부모가 되면 다른 것은 망각하기 쉽다. 아이를 낳기 전 간절하게 빌었던 엄마의 마음은 온데간데없고, 기대로 가득 찬 학부모의 마음만 남는다. 건강하게만 자라달라던 엄마는, 아이는 여전히 건강하고 씩씩하게 자라건만 만족하지 못한다. 행복하게 해주겠다던 엄마는, 가끔씩 아이가 불행한 원인을 제공하기도 한다.
- '압구정에는 부모는 없고 학부모만 가득하다' 중에서

아이를 한 번이라도 어린이집이나 일반 유치원과 같은 공교육 기관에 보내본 학부모들은, 영어 학습을 제외한 부분에서 공교육의 질이 훨씬 높음을 인정한다. 공교육에서는 유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전반적인 생활을 지도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차마 영어 교육을 포기할 수 없는 수많은 부모들은, 결국 사교육 기관으로 돌아선다. 차라리 공교육 차원에서 유치원 시기의 영어 교육을 허용하고 지원하는 것이 오히려 아이들의 발달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이제는 공교육이 시대의 흐름과 학부모들의 요구를 읽을 차례다.
- '압구정에서 일반 유치원이 사라지고 있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