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rst slide
살림출판사가 출판한 책 현재 2,601  
살림출판사홈 > 살림의 책 > 전체도서목록
e시대의절대사상021-페르낭 브로델 (e시대의 절대사상 021)
김응종 지음 | 2006년 7월 30일
브랜드 : 살림인문
쪽수 : 308 쪽
가격 : 10,900
책크기 : 사륙양장
ISBN : 89-522-0534-0-04080
• Home > 브랜드별 도서 > 살림인문
• Home > 분야별 도서 > 인문사회
• Home > 시리즈별 도서 > e시대의 절대사상
아날학파의 대표적 역사가인 페르낭 브로델의 대표작 『지중해』와 『물질문명과 자본주의』의 의의와 한계를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사건’의 중요성을 평가하면서 브로델이 보인 약간은 이중적인 시각과 브로델 역사학의 비과학성을 지적하면서도, 어째서 이 두 권의 책이 역사학의 고전으로 남았는지를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브로델 이후 아날학파의 동향을 소개한 3부를 통해 현대 역사학의 지형도를 가늠할 수 있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1부 증언들
브로델 사학의 탄생/ 타자의 시각

2부 거대한 역사
1장 지중해 세계의 쇠퇴
『지중해』/ 구조의 영향/ 콩종튀르의 비밀/ 사건은 먼지인가/ 인간의 자유와 구조
2장 자본주의의 전망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도시와 국가/ 유럽 세계-경제의 발전/ 자본주의의 본질/
유럽중심주의?
3장 페르낭 브로델의 설명체계
‘전체사’로의 모험/ 지리적 설명/ 인구적 설명/ 물질주의적 설명/ 기계적 설명

3부 브로델 이후 세대
구조에서 인간으로/ 작은 역사들의 부활

나오는 글

4부 관련서 및 연보
관련서/ 연보/ 용어 설명
역사학의 교황 페르낭 브로델
페르낭 브로델(Fernand Braudel. 1902~1985)은 마르크스주의 역사학과 함께 현대 역사학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프랑스 아날학파의 대표적인 역사가이다. 그는 개인, 정치, 연대(年代)만을 중시하는 기존의 역사학에 반대하여 집단, 사회, 구조를 탐구했다. 특히 인간과 인간을 에워싸고 있는 환경의 상호작용을 중시하여 시간적·공간적으로 거대한 역사 세계를 구축했다. 환경이 인간의 삶에 반복적이며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보아 구조주의 역사학으로 나아갔는데, 그가 말하는 구조주의 역사학은 다음과 같다.







그러나 역사가의 ‘구조주의’는 동일한 이름으로 다른 인간과학자들을 괴롭혀왔던 문제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그것은 함수로 표현되는 관계들의 수학적 추상화로 역사가를 이끌고 가지 않는다. 그것은 역사가를 삶의 원천 그 자체로 인도한다. 가장 구체적이고, 가장 일상적이며, 더 이상 파괴할 수 없는, 가장 익명적으로 인간적인 삶 속으로 말이다.(128쪽)







역사학계의 고전이 된 그의 대표작 『지중해』와 『물질문명과 자본주의』는 그가 말한 역사의 모범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그는 아카데미 프랑세즈 회원으로 선임되었으며, “역사학의 교황”이라는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은 역사가이다.







『지중해』―새로운 역사학으로의 항해
『지중해』는 16세기 지중해 세계의 역사를 다룬 책이다. 브로델은 2차세계대전 당시 마인츠와 뤼벡의 포로수용소에 수감되어 있었는데, 그의 회고에 따르면 『지중해』는 “포로가 되지 않았더라면 전혀 다른 책”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 때문인지 이 책은 감옥 속의 명상집과 같이 고고한 분위기를 풍긴다.
1949년 출판 당시 삽화나 지도, 그래프 없이 1175쪽이나 되었던 『지중해』를 통해 브로델은 자신의 역사학을 세계에 알리는 데 성공한다. 그는 이 책에서 자신이 평생에 걸쳐 추구하게 될 ‘전체사’를 소개해 세계 역사학계에 큰 충격파를 던진다. 브로델은 전통적인 역사학이 단기적 시간 속에 매몰된다는 점과 사회과학이 비시간적이라는 점을 비판하며, 이 책에서 ‘장기지속-중기지속-단기지속’이라는 시간의 ‘세 층위’에 입각해 역사를 ‘구조-콩종튀르-사건’이라는 삼층 구조로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었다. 예를 들어 1571년 스페인은 터키와의 레판토해전에서 승리를 거두었지만 ‘전쟁’ 승리는 역사의 흐름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고 그는 말한다. 당시 유럽의 무게 중심은 이미 지중해에서 대서양으로 이동하고 있었기에 지중해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은 구조 혹은 콩종튀르의 반영일 뿐인 ‘먼지’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은 ‘사건’이 아니라 ‘구조’, 인간이 아니라 인간의 자유를 억압하는 감옥 같은 구조를 응시한 책이다. 보에티우스의 『철학의 위안』에 비견되는 ‘역사의 위안’이라 할 만하다.







‘도로’는 ‘도시’를 키우고 ‘도시’는 유럽의 자본주의를 키웠다
『물질문명과 자본주의』는 『지중해』에서 브로델이 선보인 역사의 삼층 구조에 따라 전산업화 시대의 세계경제사를 물질문명-시장경제-자본주의의 삼층 구조로 나누어 살펴보면서, 왜 유럽에서 자본주의가 급격하게 발달할 수 있었는지를 분석한 책이다.
그는 중국이 아닌 유럽에서 자본주의가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를 유럽의 ‘필요’에서 찾는다. 유럽은 중국처럼 모든 필요를 스스로 충족할 수 없는 구조적인 제약에 시달리고 있었기 때문에 끊임없이 욕구를 충족시키는 새로운 방식을 찾아야 했고, 이 필요가 유럽의 시장경제 발달을 낳았다는 것이다. 브로델이 특히 주목한 것은 유럽 곳곳을 잇는 ‘도로’이다. 교역을 가능하게 하는 도로를 통해 교환의 거점마다 ‘도시’가 발전할 수 있었는데, 이 도시가 있었기에 유럽에서 자본주의가 발전할 수 있었다. 여기서 브로델은 중국의 억압적이고 중앙집권적인 통치체제와 유럽의 자유로운 정치 분위기의 차이가 중국의 자본주의를 억압하고 유럽 도시의 자본주의화를 촉진했다고 말한다. “도시의 공기는 사람들을 자유롭게 만든다.”라는 독일 속담에서 엿볼 수 있듯이 유럽의 도시는 정치권력과 경제권력의 이익이 맞물리면서 ‘경제 우선권’이 확립된 새로운 형태의 생활공간이 되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브로델은 이 책에서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그는 시장경제의 층에서는 경쟁의 원리에 입각하여 교환이 이루어지지만 자본주의의 층에서는 경쟁이 아니라 독점이 이루어진다고 꼬집으면서, 자본주의는 시장경제를 교란시키면서 활성화시킨다고 말한다. 자본주의 덕에 유럽이 세계경제의 헤게모니를 장악할 수 있게 해주었지만, 자본주의를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킨 ‘필요악’이라고 본다. 하지만 그는 불평등은 그 자체로 악이지만 불평등하지 않으면, 달리 말해 위계가 없으면 흐름이 없어 정체하고 말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자본주의 대안 체제를 모색하지만 사회주의에 대해서는 비관적이다. 왜냐하면 사회주의는 자본주의의 부정이며 시장경제의 부정이기 때문이다.







브로델 역사학의 의의와 한계를 비판적으로 검토한 책
이 책에서 저자는 『지중해』와 『물질문명과 자본주의』에서 브로델이 선보인 ‘전체사’를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사건’을 ‘먼지’라고 정의하는 동시에 중요한 ‘사건’들의 의미를 정리하면서 브로델이 보인 약간은 이중적인 시각과 브로델 역사학의 비과학성을 지적하면서도, 어째서 이 두 권의 책이 역사학의 고전으로 남았는지를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브로델 이후 아날학파의 동향을 소개한 3부를 통해 현대 역사학의 지형도를 가늠할 수 있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