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빛>은 욕망에 대한 이야기다.
저자인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은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인간의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본성인 욕망에 대해 이야기한다.
남편 아르망이 거대한 빚을 남기고 사망하자 시몬은 빛을 갚기 위해 두 아이인 이레네와 도리안을 데리고 노르망디의 작은 해안 마을에 있는 대저택의 가정부 자리를 얻는다.
대저택 크래븐무어의 주인은 장난감 제조업자인 라자루스 얀.
그는 원인 모를 병에 걸려 병을 앓고 있는 아내 알렉산드라와 함께 크래븐무어에서 20년이 넘는 시간을 은둔한채로 지내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살 곳을 찾던 시몬에게 크래븐무어만큼 완벽한 곳은 없어 보인다.
그들만의 독립된 집이 제공되고 가정부라고는 하지만 집사에 가까운 일은 별 어려움이 없어보인다.
라자루스 얀은 시몬과 아이들에게 친절하며 아이들이 원한다면 대학의 학비도 기꺼이 대주겠다고 한다.
시몬은 고용인과 피고용인의 관계라기보다는 오래된 친구같은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시몬의 열여섯살이 된 딸 이레네는 크래븐무어에서 부엌일을 돕는 한나의 사촌인 이스마엘을 만나게 되고 사랑의 감정을 가진다. 이스마엘의 보트를 타고 바다로 나간 이레네는 이스마엘에게서 알마 마티스라는 여인의 일기를 전해받게 되고 일기를 읽어갈 수록 점점 그녀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간다.
바다 속 깊은 곳에서 발견된 그녀의 일기를 읽을수록 이레네는 원인모를 알마가 느낀 공포를 느끼게 되는 데...일기장에 기록된 단어는 바로 '그림자'
그림자. 그림자가 무엇을 의미하는 지 이레네는 알지 못한다. 적어도 한나가 갑작스런 죽음을 당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이스마엘은 사촌인 한나의 죽음에 의문을 품게되고 그녀의 죽음의 원인이 크래븐무어에 있다고 확신하고 이레네와 저택에 잡입하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크래븐무어.....아니 라자루스가 평생을 간직하고 있던 비밀이 밝혀진다.
<9월의 빛>에는 정체모를 인물인 다니엘 호프만이 등장하는 데, 다니엘 호프만은 어린 라나루스에게 성공과 부를 약속한다. 어머니의 학대와 무관심으로 방치된 어린 소년에게 성공된 미래를 약속하며 그가 원하는 것은 단 하나. 라나루스의 '그림자'다.
마치 저자의 또 다른 작품인 <천사의 게임>에서 정체불명의 후견인이 다비드에게 자신을 의한 책의 집필을 의뢰하며 '나는 당신의 이름을 불멸의 것으로 만들어줄 편집인입니다.'라고 소개하는 것처럼 말이다.
안락한 삶과 성공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한순간의 유혹은 마치 먹어서는 안되는 선악과를 먹은 것과 같이 주인공들의 인생을 예측불허의 상황으로 몰고간다. 라나루스를 포함한 어느 누구도 그 간단한 거래에 그와 같이 엄청난 댓가를 치뤄야 할지 상상 할 수 없을것이다.
성공을 위한 거래. 과연 그런 거래가 존재할 수 있을까
카를로스 루이스는 인간의 성공을 위한 욕망의 어두운 면을 표현함에 직설적인 방법보다는 몽환적이고 비현실적인 묘사를 통해 표현한다. 꿈을 꾼 것처럼 깨고나면 마치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것처럼 말이다.
<9월의 빛>은 총3부작의 연작소설이라고 하는 데 다른 시리즈는 어떤 이야기를 전해줄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