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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사람취급도 못 받았던 시절， 옛날 조선시대에 여인으로 태어난 김만덕이라는 인물탐구를 시작한다． 김만덕이라는 이름은 좀 생소한 이름이었고 특히 여성이라는 사실도 놀랍다． 성적인 차별적인 발언이 아니라， 남존여비 사상이 짙었던 때， 신분의 제약이 많아 그 시대에는 여인으로서 삶을 살아가는 길이 그만큼 어려웠다는 의미이다． 김만덕은 현존하더라도 세계에서 손 꼽는 명실상부한 CEO가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물은 하늘이 낸다는 말을 이 책을 보면서 실감한다． 인간은 환경의 지배를 받는다는 말을 입증한 이야기， 상인이었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였던 소녀， 그녀가 다른 아이들과 구별되었던 점은 어린 나이에 자신도 큰 상업을 이루어 불쌍한 사람들과 나눔을 실천하겠다는 사회에 대한 포부가 아닐까 생각한다．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해도 신분의 제약이 따라서 먹고 살기에도 부족한 시대였겠지만， 사람이라고 다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시켜 준다．
그 옛날에 성공한 사람이라고 하면 모든 조건이 다 갖춰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김만덕은 그녀의 아버지가 장삿길에 올랐다가 풍랑을 만나는 바람에 다시는 살아서는 만날 수 없게 되었고， 충격으로 시름시름 앓던 어머니마저도 돌림병으로 여의게 되었다． 너무 이른 나이에 온갖 풍파를 가 겪은 김만덕이다． 부모님 없는 하늘아래 의지가지가 없는 오누이는 더 이상 살아갈 방편이 없었기에 절대 떨어져서는 안 된다는 어머니의 마지막 유언을 지키지 못할 상황이 되고 만다． 이 두 남매가 험한 세상을 살아갈 일이 암담하다． 어려운 결단 끝에 만덕은 결국 기생의 수양딸로 들어가게 되었고， 본인은 원치 않았지만 급기야 기생으로 입적까지 하게 된다． 총명하고 재기가 넘치는 만덕， 기생이 된 만덕이 어떻게 상업으로 성공하여 거상이 되었는지 과정을 소개하는 책이 바로 ［거상 김만덕］이다．
정조 18년(1794년) 가을, 제주 사람들이 수확의 기쁨을 만끽하려던 때였다.
“올해는 풍년이지!”
“암, 그렇고말고.”
“삼 년 정도 흉년이 들었으니, 이제는 풍년이 들 때가 되었지.”
그러나 마치 하늘이 제주 사람들에게 크게 노여워한 듯 갑작스레 태풍이 몰아쳤다. 수확을 앞둔 곡식은 풍비박산이 되었다. 이제 제주 사람들은 굶어 죽을 판이었다.
만덕은 더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쌀을 나누어 주는 것 말고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만덕은 마당에 큰 솥을 걸어 죽을 쑤었다. 그리고 만덕의 객주를 찾아오는 모든 이들에게 죽을 나누어 주었다.
“아우야. 이렇게 고생을 할 필요는 없지 않느냐?”
“아닙니다. 백성들이 아파하는데 우리만 배불리 먹을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p. 116- 117]
목차만 보더라도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는 내용이 특별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인물전을 읽으면서 조선시대의 경제이야기도 들을 수 있는 책이기 때 때문이다
돌과 바람의 섬에서 태어난 아이
－조선 시대에는 어떻게 장사를 했나요?
부모님을 여의다
－조선 시대에는 어떤 화폐를 썼나요?
기생을 어머니로
－노비도 봉급을 받았나요?
나는 기생이 아니다
－조선 시대에도 은행이 있었나요?
장사를 시작하다
－조선 시대의 점포들도 광고를 했나요?
제주의 거상이 되다
－조선 시대에도 주식이 있었나요?
부자의 길을 알려 주다
－조선 시대에도 복권이 있었나요?
금강산에 넋을 빼앗기다
－조선의 거상에는 누가 있나요?
부록－김만덕의 발자취
김만덕 기념관
미천한 기생의 신분으로 거상이 되었고， 가난과 굶주림에 허덕이는 백성들을 구제한 김만덕， 자신의 전 재산을 쏟아 사회에 환원한 그녀의 공덕이 궁궐에 알려지고 당시 정조임금은 그녀의 행위를 치하한다． 이 책은 역사교사가 소개하는 김만덕이라는 인물을 만날 수 있는 책이다． 그 시대의 경제적인 상황을 알고， 경제 지식도 쌓을 수 있는 책이다． 우리 주변에서도 어렵게 모은 평생의 재물을 사회에 환원하시는 분들이 종종 있다． 검소한 그분들의 생활을 보면서 눈시울이 뜨거워질 때가 있었다． 이 책의 주인공도 검소한 생활을 하였다고 기록이 말하고 있다． 자칫 목에 힘을 주고 주위 사람들을 함부로 대했을 수도 있었을 것인데， 항상 남을 나보다 낫게 여긴 삶의 모습을 보면서 머리가 숙여진다． 선행을 하면서도 굳이 자신을 밝히려 들지 않았던 마음씨 좋은 선녀를 만나는 기분으로 이 책을 읽을 수 있었다． 그녀가 보여준 위업이 우리 어린이들에게도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에 대한 인식， 이웃에 대한 사랑의 실천， 자신이 몸담고 있는 삶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등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믿음도 가질 수 있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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